북한과 중국, 휴전 이후 6.25전쟁을 '외세침략으로부터 양국이 함께 맞선 전쟁'으로 규정해와
앞서 문 대통령은 일방적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을 '양국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라 말해
이번 북중 정상의 6.25전쟁 추념 계기로 문 대통령의 역사관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
한편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중국 방문해 모택동을 제일 존경한다고 말해 파문 일으킨 바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6.25전쟁을 한국과 미국으로부터의 침략으로 규정한 가운데 최근 북유럽 3국 순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6.25전쟁 관련 발언이 22일 다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21일 오전 시 주석과 평양 모란봉 인근 북중 우의탑(友誼塔)을 찾아 6.25전쟁 당시 희생자를 추념했다. 양국이 귀국 전 일정으로 '조중우의탑(朝中友誼塔)'이라고도 불리는 이 장소를 찾은 것은 북중 관계가 일시적 부침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혈맹관계'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조선(북한)이 침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이 치른 용감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해 6.25전쟁을 북한이 침략당한 전쟁, 즉 '북침'으로 다시금 규정했다.

시 주석도 "오늘 우리가 함께 중⋅조(중⋅북)우의탑에 참배하러 왔다"며 "선열을 기리고 선대 혁명가들이 함께 싸운 영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는 데 의미가 있다. 또 후대를 격려하고 북·중 전통을 기억하며 양국의 평화 수호에 대한 확고한 결심을 세상에 보여주는 뜻도 있다"고 국제사회를 향해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 정상의 이번 만남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가중되는 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러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 '강대국 패권 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교 노선을 기민하게 활용한다는 우호적 평가를 받는다.

출처: 페이스북 캡처(左: 중앙일보, 右: 펜앤드마이크 보도)
출처: 페이스북 캡처(左: 중앙일보, 右: 펜앤드마이크 보도)

이런 가운데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유럽 3국 순방 당시 스웨덴 의회연설에서 내비친 역사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당시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당사국 대통령이 6.25전쟁 참전국인 스웨덴을 찾아 기습 남침으로 일어난 6.25전쟁 발발책임의 소재를 희석시킨 사실은 국내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이번 북중 정상의 6.25전쟁 추념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역사관은 계속해서 의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중 양국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祖國解放戰爭)'과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으로 규정해왔는데 오늘날 한국 대통령만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공산주의 진영으로부터 총력을 다해 맞선 전쟁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입니다"라며 평가절하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문 대통령의 역사관을 두고 "두 사람이 싸웠는데 한 사람은 내가 먼저 맞았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둘 다 먼저 때린 적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상식적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03년 7월 중국 칭화대학 연설에서 한 학생이 "존경하는 중국 정치인이 누구냐"고 묻자 모택동과 등소평을 나란히 꼽아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김일성이 6.25전쟁을 준비하도록 후원해준 모택동을 한국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말에 당시 국민들이 아연실색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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