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역사전쟁-김원봉은 왜 현충일 추념사에 등장했나' 강연회 국회서 열려
나경원 "이 정권 모든 정책이 이념으로 똘똘뭉쳐, 대한민국 한없이 몰락하는 중"
이인호 교수 "현충일 文의 김원봉 발언은 망언만이 아니라 '망발'"
"김원봉 미화 발언, 무지에서 나온 실수인지 국민 애국의식 수준 가늠위한 도발인지?"
김용삼 대기자 "김원봉 항일행적만 가지고 인정하면 김일성 인정 못할 게 무엇인가?"
이강호 연구위원 "김원봉, '500만 사상자-1000만 이산가족'전쟁의 최고위급 전범"

19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실 주최 '문재인 정권의 역사전쟁' 강연회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19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실 주최 '문재인 정권의 역사전쟁' 강연회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를 “국군의 뿌리”라고 주장한 것이 “망언”이라는 사회 각처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실 주최로 “문재인 정권의 역사전쟁-김원봉은 왜 현충일 추념사에 등장했나”강연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19일 개최됐다.

이날 기조강연은 이인호 서울대명예교수가 ‘김원봉 논란과 대통령의 역사인식’이라는 주제로 맡았다. 발제는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이강호 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이 맡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격려사에서 “이 정부 들어 안타까운 것은 어쩌면 이렇게 대한민국이 뒤로 가게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정부 들어 모든 정책이 이념으로 똘똘 뭉쳐 있고, 이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대한민국은 한없이 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올해 3.1절 축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또 역사 문제를 일으키더니 현충일 추념사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김원봉 발언을 했다”며 “문 대통령 발언을 살펴보면 이 정권이 추구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호 교수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이인호 교수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이인호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다른 데도 아니고 현충일 식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6.25 당시 김일성 내각의 핵심인물이었던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는 말을 했는데, 이것은 망언만이 아니라 망발이었다”라며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의용대원을 주축으로 결성된 조선의용군이 북한 인민군의 뿌리가 되었음은 잘 알려진 명명백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현충일 망언이 단지 우발적인 실수였다고 볼 수 있는가? 만약에 그것이 대통령의 국가관, 역사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아니 어느 때 어느나라라도, 그런 문제를 그렇게 안일하게 처리하고 넘어갈 여유가 없다”라며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국가관이나 역사관과 시국관은 바로 그 나라의 운명, 곧 그 나라 국민들의 삶과 죽음, 자유와 노예화의 갈림길을 좌우하는 방향타가 되는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김원봉은 일제로부터의 해방 이후 국내에서 좌익활동을 하다 1948년 4월 월북해서 북한정권의 수립에 일조했다. 그는 북한의 국가검열상(1948.9~1952.5), 한국의 노동부장관에 해당하는 노동상(1952.7~1957.8), 조국통일민주주의민족전선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최고인민회의 2기 대의원(1957.8), 동 상임위원회 부위원장(한국의 국회부의장에 해당-1957.9~1958.10) 등을 역임했다.

김원봉은 북한 정권 내 서열 7위까지 올라갔고 6.25전쟁 전후로도 대한민국을 위협해 왔다. 1954년 1월 26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 본적을 둔 간첩 김춘옥 외 4명을 체포해 이들을 취조한 결과, 김춘옥은 6.25전쟁 당시 김원봉의 직접 지휘하에 대하민국의 경제 혼란, 선거 방해, 모 정당 와해를 목적으로 남파되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원봉이 조직했던 조선의용대 중심으로 만주에서 조직된 3개 사단은 스탈린과 마오쩌둥, 김일성의 합의 하에 입북하여 북한 인민군에 편입되었고, 바로 이들이 6.25남침의 주역 역할을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이러한 인물과 그가 만든 조직은 ‘국군의 뿌리’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이 교수는 “단순하게만 볼 수 없는 현충일이 김원봉 미화 발언이 무지에서 나온 실수인가 아니면 국민의 애국 의식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발을 한 것인가?”라며 “문 대통령은 ‘암살’이라는 영화를 보고 김원봉에게 훈장을 수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다.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원자로를 폐기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영화에서 받는 인상을 역사적 진실로 착각하며 거기에서 촉발된 감흥을 곧바로 실천에 옮기는 일에 대통령이 가진 막강한 권력을 동원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 나라의 주인으로 납세자인 국민 입장에서 볼 때는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만약 이번 일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망언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반성을 거부한다는 이야기”라며 “그렇다면 그것은 건전한 상식이 있고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김용삼 대기자는 발제로 ‘문재인 정부의 위험천만한 김원봉 영웅 만들기’를 발표하며 “김원봉의 행적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위안이라도 될 텐데 대한민국 파괴하고 대한민국 욕보이고,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는 데 앞장 선사람의 이야기를 신성한 국회에서 한다는 게 좀 망연자실하다”고 운을 뗐다.

김 대기자는 김원봉 인생의 활동내역을 ▲의열단 시절 ▲광복군에 참여해 부사령관 맡았던 시기 ▲해방정국에서 찬탁운동과 좌익단체 활동 ▲월북 후 북한정권을 창출하고 대한민국 침략에 앞장섰던 시절로 요약했다.

김원봉은 1919년 11월 10일 의열단을 조직하고 종교적 열광에 가까운 테러 활동 숭상을 목표로 했다. 의열단은 활동을 위해 소련공산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 상해 임시정부가 좌우합작으로 운영될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동휘는 고려공산당 소속 공산주의자로서 소련으로부터 40만 루블을 제공받았다. 이 금액 대부분은 고려공산당을 통해 의열단으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원봉은 1929년 활동 근거지를 베이징으로 옮겨 그해 가을부터 조선공산당 재건동맹과 그 부속기관인 조선공산당 재건준비동맹 및 레닌주의 정치학교를 운영했던 행적도 있다. 레닌주의 정치학교는 6개월 기한으로 ▲공산주의 이론 ▲조직 및 투쟁 ▲조선혁명사 등을 재중 조선인들에게 교육시킨 기관이다. 레닌주의 정치학교 운영은 김원봉이 공산주의 이념에 경도됐다는 확증적인 증거로 꼽힌다.

김 대기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은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직하고 중국 정부 산하에서 그들 자금으로 활동한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를 국군의 뿌리이자 모체라고 선언했고, 김원봉이 참여했던 광복군이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언급했다”며 “아나키스트 테러리즘, 중국 정부 산하의 조선의용대, 통수권 및 지휘권을 중국군이 보유하고 있던 광복군을 ‘국군의 뿌리이자 모태’라 한다면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는 중국군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좌익 수구사관에 물든 세력들의 가치관에 의하면 애오라지 화끈한 ‘항일 무장투쟁’이면 모든 죄는 사면 내지 방면된다”라며 “우리 근현대사에서 의열단 김원봉처럼 화끈한 ‘항일 무장투쟁 이미지’를 선명하게 보유하고 있는 인물은 김성주(후에 김일성)인데, 아직은 국민감정 상 그를 띄우는 데는 애로사항이 많다. 따라서 꿩 대신 닭으로 내세운 것이 김원봉”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 수령 김일성이 보천보 전투에 참여했는지 아닌지도 확인이 안될 뿐 더러, 보천보가 무슨 전투인가? 그저 마적떼들이 식량약탈과 방화사건, 일본인 음식점 주인과 두 살 짜리 젖먹를 쏴 죽인 게 전부인 소동이었다”라며 “이쯤 되면 대한민국이 더 이상 존재해야 할 필요가 없는 역사의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대한민국 지우기. 바로 이것이 김원봉 소동의 핵심 본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인호 연구위원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이강호 연구위원 [펜앤드마이크-조준경 기자]

이강호 연구위원은 ‘김원봉은 전범이다’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6.25전쟁은 근대 국제 체제가 형성된 1500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전쟁 가운데 군인 전사자가 7번째로 많았던 전쟁으로 꼽힌다. ‘500만 사상자, 1000만 이산가족’으로 일컬어지는 가혹한 피해를 낳은 전쟁이었다”라며 “김원봉은 그 전쟁의 전범 중의 하나다. 그것도 최고위급 전범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욱이 6.25전쟁은 단순히 남북한만의 전쟁이 아니었다. 16개국 참전 유엔군도 전사자만 4만에 이른다. 6.25전쟁의 전범 책임은 국제적인 것이기도 하다”라며 “김일성은 물론이고 김원봉은 절대로 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김원봉 발언에 대한 해명이 없는 것과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서훈은 아니더라도 그의 공적에 대해선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함께 있다. 첫째는 무지함이요 둘째는 불순함”이라고 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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