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하이프 사이클

암호화폐에 대한 논쟁은 날이 갈수록 식을 줄 모른다. 거품·투기로 인식하는 시각과 새로운 기술로서 인식하는 시각이 혼재한다. 또한 화폐로서 통용되어야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이에 대해 각자가 주장하는 바를 뒷받침하기 위한 그래프로서 널리 두가지로 이용되고 있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
하이먼 민스키 모델

하나는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다. 투자에 따른 가격추이로 유명한 이 모델은 암호화폐를 하나의 투자상품으로 고려했을시 적용 가능한 그래프다. 

현명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투자를 하고, 그 뒤를 이어 기관들이 투자를 한다. 이때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몇몇의 투자자들은 1차 현금화를 시킨다. 뒤이어 언론보도가 증가하면서 대중 참여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는 현상을 겪는다. 탐욕과 환상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가격은 폭등한다. 가격이 천장을 찍고난 뒤 하락 현상을 겪게 되지만 투자자들은 현실을 부정하며 잠깐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이후론 급격한 투매가 일어나며 땅바닥을 친 가격은 좌절을 겪고 정상 궤도에 올라선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7년 '하이프 사이클'
가트너가 발표한 2017년 '하이프 사이클'

암호화폐를 기술로서 인식한다면 가트너가 매년 발표하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이 유용한 참고 수단으로 쓰인다. 이 곡선은 총 '태동기-거품기-거품제거기-재조명기-안정기'로 나누어진다. 

하이프 사이클은 시간에 따른 신기술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Smart Dust(지하철이나 사무실 등 주변에 뿌려 놓으면 온도·빛·진동·성분 등을 감지하고 분석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가 그래프상 가장 초기 단계에 위치해있다. 그 뒤를 이어 4D Printing(출력한 결과물이 스스로 다른 모습으로 변환가능한 프린팅 방식)이 위치해 있다. 스마트 로봇(Smart Robots),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은 한참 기대치가 올라가는 단계에 있다. 알파고로 잘 알려진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은 정점을 찍고 조금씩 하향하는 곡선에 위치해 있으며 이미 상용화된 기술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은 거품제거기(Disillusionment)를 거쳐 재조명기(Slope of Enlightenment)로 접어드는 단계에 있다.

가트너는 2016년에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거품기'에 포함했으며 2017년에도 마찬가지로 '거품기'에 속한다고 봤지만 전년보다 '거품제거기'에 매우 가까워졌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 추이
비트코인 시세 추이

비트코인 시세 추이는 10월 30일을 기점으로 서서히 올라 2만 달러 근처까지 갔다가 그 뒤로 하락하는 추세다. 참고한 두 그래프와 비트코인 시세 추이가 일정 비슷하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갈리고 있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하이프 사이클의 곡선은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지만 하나는 투자의 대상으로, 하나는 신기술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것이 차이점이다. 

주요 벤처투자자 혹은 벤처사업가들은 신기술이 안정기에 접어 들때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장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전문가들은 그 과정에서 거품과 그로인한 우여곡절은 신산업의 '거품기'에 발생하는 필연적 요소라 말한다. 

암호화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설왕설레 중이다. 암호화폐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규제책이 달라지고 세금 부과 방식도 달라진다. 단순한 투기의 광풍이라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이 실리고, 암호화폐가 일종의 신기술이라면 정부의 규제는 신산업 발전의 저해를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조치들에 대해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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