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홍콩서 100만명 운집 '법 개정 반대'시위 열려
"非민주적 중국에 범인 인도될 경우 인권 크게 침해당할 수 있어"
캐리 람 행정장관 "범인 인도 법안 철회할 생각 전혀 없다"

[Googl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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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반(反)중국 인사의 중국 인도가 가능한 ‘인도 조약’의 개정 반대 시위가 100만명이나 동원된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문제의 법개정은 홍콩의 자유와 기업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인 모건 오르태거스는 “문제의 법은 홍콩의 자치와 인권 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시민의 기본권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의적인 법률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비민주적인 중국에 범인이 인도될 경우, 인권을 크게 침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할 당시 중국이 약속했던 일국양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달 홍콩의 민주화 지도자인 마틴 리 전 민주당 창당 주석을 만나 이번 법안이 "홍콩의 법치주의를 위협한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홍콩에선 지난 9일부터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중국과 범인 인도 협정 개정 반대 시위에 약 100만 명이 모인 것이다. 이는 2014년 발생한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50만명 규모의 두 배다.

반중국 성향의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법이 개정되면 형사범뿐만 아니라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까지 중국 인도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서적을 판매했던 홍콩 서점상 5명을 납치해 조사하는 등 홍콩의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탄압을 노골화해 왔다.

중국 정부는 홍콩이 추진하는 법안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미국과 영국, 캐나다, 대만 등 자유민주진영에서 이 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외부 세력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홍콩 시민들이 이 법 개정에 결사 반대하는 가운데 홍콩 정부의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대규모 시위에도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람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범인 인도 법안을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람 장관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따라 홍콩 시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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