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1951년 화천저수지 일대서 중공군 3만여명 궤멸시켜
이승만 대통령 "오랑캐를 격파했다"며 '破虜湖'작명
화천지역 시민단체, 파로호 개명 반대 성명 발표
이영훈 교수 "명칭 변경은 종북좌파의 친중 사대주의의 발로"

파로호 전경 [연합뉴스 제공]
파로호 전경 [연합뉴스 제공]

중국이 자국이 패배한 전투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강원도 화천군의 파로호(破虜湖) 명칭을 변경하라고 우리 정부 측을 압박한 사실이 알려졌다. 파로호는 우리 국군이 6.25때인 1951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공군을 화천저수지 일대에서 격파한 것을 기념해 이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물리쳤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이 전투에서 중공군은 최소 2만 5000명 이상의 전사했고, 포로는 7900여명이 발생했다.

중국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지우기 위해 우리 정부와 지자체에 “중국 관광객들이 불쾌하게 생각한다”라며 이름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주중 한국 대사관과 강원도, 화천군 등 지자체에 이러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지난 27일 “신화통신 등 일부 중국 언론인들도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있다”고 언론을 통해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주중대사 시절 중국 측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KBS의 강민수 베이징 특파원 칼럼에 따르면 노 비서실장이 주중대사로 있을 당시 중국 외교부로부터 ‘파로호’ 명칭 변경을 요구를 받았고,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강 특파원은 “노 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일이 빠르게 진행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에 외부 지역에서 들어온 좌파단체들도 파로호를 일제가 패망직전인 1944년에 지은 명칭인 대붕호(大鵬湖)로 바꾸자는 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파로호 명칭 변경은 다행히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지명을 바꾸려면 지역 주민의 여론 수렴과 함께 시·군·도 관련 위원회 검토를 거쳐야 한다.

지역 주민 대다수가 파로호라는 이름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과거 공직선거에서 ‘파로호’ 명칭 변경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후보는 모두 낙선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파로호 명칭 변경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군수는 “지난 67년 동안 사용한 역사성과 승전의 기록을 대신해 일제 강점기 때 이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명칭 변경에 반대했다.

‘파로호’ 명칭변경에 대한 시민단체 반발도 나오고 있다. 화천문화원 등 화천지역 사회단체들은 지난 21일 성명서를 발표, “지역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파로호'를 `대붕호'로 바꾸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은 “(파로호)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지우겠다는 의미 아니냐”라며 “중공군에 저항해 한국군과 유엔군이 자유세계를 방어한 사실을 지우겠다는 의도 같은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좌파 종북세력은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해 친중 사대주의 정서를 갖고 있다”라며 “그래서 (중국이 제안한)안(案)을 수용하려는 모양인데, 자유시민 입장에서 볼 대는 심히 굴욕적”이라고 말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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