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로펌 갈등, 율촌이 김앤장의 부정적 내용을 홍보용 뉴스레터에 담으며 불거져
율촌, 김앤장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됐다는 내용 담아
펜앤드마이크 취재 결과...최근 검찰, 사법거래 관련해 김앤장 압수수색
김앤장 강제징용 재판 담당 변호사가 양승태 前 대법원장과 모종의 거래 했다는 혐의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로 돼 있어 상속 불가능...율촌은 법인격으로 가는 것 아니냐 시비거는 형국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로비.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로비.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헛소문을 퍼뜨리면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삼겠다"며 법무법인 율촌에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이 20일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김앤장 출신들을 주축으로 지난 1997년 설립된 율촌은 설립 20여 년만에 굴지의 로펌으로 성장했다. 최근 변호사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줄기가 같은 두 로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은 지난달 정계성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6기) 이름으로 윤용섭 율촌 총괄 대표변호사(10기)에게 "김앤장에 대한 헛소문을 계속 퍼뜨리면 명예훼손죄로 고발하겠다"는 경고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김앤장은 내용증명에서 "당신(율촌)의 구성원들 가운데 '김앤장에 일을 맡기면 될 일도 안 된다'는 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썼다. 이어 "김영무 박사(김앤장 설립자)가 아들에게 로펌을 승계할 의도가 전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승계 작업 중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뜨리고 다닌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변호사 윤리강령에 있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며 "해당 구성원들을 찾아 엄중히 문책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법조계는 김앤장이 '후발주자'인 율촌에게 경고성 내용증명을 보낸 것을 두고 여러 원인을 찾고 있다. 로펌업계의 생존경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악성 루머'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는 것이 근본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승계 문제'를 거론한 것이 김앤장을 결정적으로 자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 로펌의 갈등은 율촌이 김앤장의 부정적인 내용을 홍보용 뉴스레터에 담으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율촌은 지난해 해외 고객사에게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김앤장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사법거래 관련, 김앤장을 압수수색했다. 김앤장 강제징용 재판 담당 변호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혐의다. 이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 관계자는 "재판 절차에 관한 얘기였을 뿐, 무슨 거래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또한 김앤장은 애초 법인이 아닌 합동법률사무소로 돼 있어 상속을 할 수 없는데, 율촌에서 김앤장이 결국 내부적으로 법인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비를 걸고 있는 형국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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