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달간 10척 이상 화물선 입출항”

지난 12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화물선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중 한척의 길이는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비슷한 크기다(VOA, 플래닛 랩스).
지난 12일 북한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화물선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중 한척의 길이는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 호와 비슷한 크기다(VOA, 플래닛 랩스).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혐의로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북한 선박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정부에 의해 압류된 후에도 북한 항구들에선 북한 석탄을 실은 화물선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지난 한달 간 10척 이상의 화물선들이 입·출항 했으며 일부는 와이즈 어네스트호와 비슷한 대형 선박으로 확인됐다.

VOA가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를 보여주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북한 남포항에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최소 7척의 선박이 입·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포항은 지난해 3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최초로 석탄을 실은 곳으로 북한산 석탄의 입출입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12일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대형 선박 2척이 확인됐다. 이들 선박이 정박한 지점은 석탄을 취급하는 남포의 대표적 항구로 선박들 주변에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하다고 VOA는 전했다. 또한 이 가운데 선박 한 척은 길이가 170~175m로 최근 미국 정부가 압류한 와이즈 어네스트호(177m)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들 중 한 척의 선박은 12일 항구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고, 14일에는 2척 모두 사라져 있었다. 최소 하루에서 최대 닷새간 항구에 머물다 떠난 것으로 VOA는 추정했다.

지난달 16일 남포항에는 약 165m 길이의 화물선이 덮개를 덮은 상태로 정박해 있었는데 다음날 이 선박은 덮개를 개방한 모습이 관측됐다. 이후 또 다른 선박이 항구에 들어와 지난달 17일에는 2척의 선박이 남포 석탄 항구에서 포착됐다.

북한 남포 인근의 송림항에도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8일 송림항을 찍은 위성사진에는 선박 2척이 확인됐다. 11일에는 이들 2척의 선박은 사라지고, 이들보다 작은 선박의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약 5일 동안 송림항을 드나든 선박이 최소 3척에 이른다고 VOA는 추정했다.

VOA는 “북한 석탄은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거래가 전면 금지됐지만 여전히 북한의 대표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은 대형 선박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같은 정황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고 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월 국무부와 해안경비대와 함께 갱신해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에서 “북한이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정제유와 석탄에 대한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 방식을 이용해 제재를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주의보는 북한을 원산지로 한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의심받는 북한 선박 49척의 이름과 국제해사기구(IMO) 번호 등을 공개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역시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제유와 석탄에 대한 불법 선박 간 환적을 크게 늘리면서 계속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산 석탄이 공해상에서 환적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불법 (석탄) 운송은 정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명시했다.

전문가패널은 베트남 인근 해역인 통킹만에서 파나마와 토고, 코모로스 등의 깃발을 달았던 선박들이 북한 남포에서 실린 석탄을 공해상에서 옮겨 싣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소개하는 한편 북한 선박이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상태로 직접 석탄을 운반한 사례도 보고서에 담았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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