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좌측) [연합뉴스/일본 지지통신 대표 촬영 제공]
아키히토 일왕(좌측) [연합뉴스/일본 지지통신 대표 촬영 제공]

일본의 제125대 왕인 아키히토(明仁·85) 일왕이 30일 퇴위했다. 이로써 30년 3개월에 걸친 ‘헤이세이(平成)시대’가 막을 내리고 내달 1일부터 나루히토 일왕(德仁·59)의 ‘레이와(令和) 시대’가 개막한다.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의식은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됐다. 일왕은 도쿄(東京) 고쿄(皇居) 내 신전인 규추산덴(宮中三殿)에서 조상과 역대 일왕 등에게 퇴위 보고를 했다.

퇴의식은 오후 5시 고쿄 내 접결실에서 약 10분간 치른다. 이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민을 대표해 아키히토 일왕에게 사의를 전달한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에도시대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202년 만이고 헌정 사상 처음이다.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조코'(上皇, 상왕) 지위로 왕세자 시절 살던 아카사카(赤坂)의 옛 사저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2월 만 86세를 맞는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고령을 이유로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자리를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듬해 6월 아키히토 일왕에 한해 생전 퇴위를 인정하는 왕실전범 특례법을 만들어 퇴위를 가능케 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5월 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0분가량 마쓰노마에서 '겐지토 쇼케이노 기'(剣璽等承継の儀)로 불리는 첫 즉위 행사를 치른다.

이 의식은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 이른바 '삼종신기'(三種の神器)로 불리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을 새 일왕이 넘겨받는다. 이 가운데 굽은 구슬만 원래 물건이고 검(劍)은 대체품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검은 나고야시의 아쓰타(熱田)신궁에, 이날 의식에 등장하지 않는 거울은 미에(三重)현의 이세(伊勢)신궁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실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의식에는 일본 왕가에서 성년 남자만 참석할 수 있고, 여성 왕족은 배제된다.

일본 연호는 5월 1일 0시를 기점으로 아키히토 일왕의 헤이세이(平成)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의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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