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반다르 그리 브가완의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기둥 [연합뉴스 제공]
브루나이 반다르 그리 브가완의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 기둥 [연합뉴스 제공]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 중 하나인 브루나이가 절도범의 손목을 자르고 동성애자나 간통죄를 저지른 이는 투석 사형에 처하도록 한 새 형법을 내달부터 시행할 방침이어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전날 성명을 통해 브루나이의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이 내달 3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혔다.

브루나이 법무상 홈페이지를 통해 작년 말 공지된 샤리아 형법은 동성애자나 간통을 저지른 사람은 목숨을 잃을 때까지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또, 절도범의 경우 초범이라면 오른 손목을, 재범이라면 왼쪽 발목을 절단하도록 했으며, 미성년자도 이런 처벌에서 예외를 두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브루나이는 2013년 신체 절단과 투석 사형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인권단체의 비판이 거셌던데다 구체적 시행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던 탓에 적용이 지연됐다.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와 달리 브루나이는 2015년 무슬림이 성탄절을 기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해 왔다.

브루나이 국내에선 개정된 새 형법에 대한 반발이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종교지도자를 겸하는 국왕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샤리아 형법은 신에 의한 "특별한 인도"의 한 형태이며 "브루나이의 위대한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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