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 사전 매입하고 유료회원들에 차익 남겨 매도...증권방송서도 비슷한 일 벌여

살해된 이희진의 부모.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2016년 1심에서 유죄를 받아 복역 중인 이희진(33)의 부모가 살해당한 지 2주가 넘어 발견된 가운데, 이희진의 모친 황모 씨(58)가 이희진의 주식 투자 사기와 연루된 투자자문업체 대표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희진의 부모는 지난 16일 살해당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희진의 아버지와 채무관계에 있던 용의자 김모 씨(34)가 조선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받았다. 현재 경찰은 검거한 용의자 1명을 조사하는 한편, 범행 직후 중국으로 간 조선족 3명을 쫓고 있다. 이 조선족들은 범행 당시 이희진의 동생이 차를 팔아 집안에 둔 돈 5억원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씨가 대표로 있었던 K인베스트먼트는 150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장외거래하거나, 이희진의 동생이 설립한 A파트너스를 통해 매입했다. 황 씨는 K인베스트먼트 유료 회원들에게 ‘괜찮은 주가 있다’고 말하며, 자신이 산 150억원의 주식을 157억원 상당에 매도했다. K인베스트먼트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았지만, 총 300억원대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이희진을 대신해 출연한 증권방송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여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살해당한 채 발견된 황 씨는 이희진과 함께 ‘주식 사기’와 관련한 내용을 조사받았지만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다만 법원은 2016년 이희진에 대해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를 적용,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현재 이희진은 복역 중이다.

일각에서는 황 씨가 이희진의 '주식 사기'에 가담했다는 전력을 들어, '이희진 일가의 주식 사기로 피해를 본 사람 중 하나가 범행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18일 '청담동 이희진 사건의 충격적 진실'이라는 영상에서 '이희진(과 그 부모)이 주식 사기쳐서 숨겨놓은 돈을 되찾길 바라는 사람들 중, 피해액이 큰 사람이 조선족 자객을 고용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희진에게 주식 투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1,225명의 ‘피해자’들은 2016년 6월 개설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송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희진을 지지하는 모임은 규모가 더 크다. 네이버 카페 ‘아싸 이희진 지지자 모임’이라는 카페는 2016년 8월 개설됐는데, 지금까지 총 1,460명이 가입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이희진의 부모를 살해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그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그가 두 사람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넣어 유기한 점을 주로 문제삼았다. 또 법원은 부모가 사망해 장례 절차를 진행할 이희진에 대해서도 구속 집행을 정지한 상태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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