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에 쓰이는 '300㎜ 웨이퍼' 펩 올해 9곳 새로 가동...중국이 5곳

올해와 내년 중국의 반도체 공장 설비 가동이 늘어나면서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 우려가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8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300㎜ 웨이퍼 팹(Fabrication)은 모두 9곳으로, 지난 2007년(12곳)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중 절반 이상인 5곳은 중국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발 과잉공급' 우려가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회로(IC)의 토대가 되는 얇은 판으로, 웨이퍼 생산능력은 반도체 생산량과 직결된다. 이 중 300㎜ 웨이퍼는 주로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에 하나인 메모리반도체에 쓰인다.

내년에도 새로 300mm 웨이퍼를 주로 생산하는 제조 공장이 6곳이 추가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지난해 112개였던 전세계 300㎜ 웨이퍼 팹은 내년 말까지 127곳으로 13.4%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지난 2008∼2009년(각 68곳) 이후 10년 만에 2배 가량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처럼 올해와 내년 총 15곳이 새로 가동되는 가운데,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급락에 따른 실적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과잉 공급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에 일각에선 중국의 반도체 사업이 당초 예상만큼 고속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하는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벽에 부딪힌데다, 아직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앞으로 몇년간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견제 등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라면서 오는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도 8.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외국기업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생산시설 고도화를 위한 장비 수입마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부로 사실상 막혀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은 이어져왔다"며 "중국의 반도체 생산확대에 따른 여파로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중국의 추격이 매섭긴 하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까진 국내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당분간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에게 점유율을 쉽게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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