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父母, 지난달 25일경 살해돼...용의자 4명 중 3명은 '고용된 조선족'
구속된 김모 씨 "2천만원 채무관계 때문" 진술...父母 자택의 5억원도 들고 가
살해 후 시신 냉장고·장롱에 유기했다가 이삿짐센터 불러 평택 창고로 옮기기도
조선족 3명 이미 출국해 경찰 수사에도 차질 빚어질 듯

이희진. (사진 = 연합뉴스 등)
주식 사기로 복역 중인 이희진. (사진 = 연합뉴스 등)

불법 주식거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은 이희진(33)의 부모가 살해당한 지 2주가 넘어서야 발견됐다. 이희진의 부모는 시신 발견으로부터 3주가량 전인 지난달 25일 경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희진의 아버지(62)는 지난 16일 평택의 한 창고에서, 이희진의 어머니(58)는 안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두 사람이 금전적 관계가 있던 용의자 4명의 공모 하에 지난달 25~26일경 살해됐다고 조사했다. 경찰은 시신 발견 하루 뒤인 17일 오후 3시경 유력 용의자 4명 중 1명을 검거해 조사했다.

용의자 김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희진의 아버지와 2,000만원의 채무 관계가 있었다“며 “이희진의 아버지가 내 돈을 빌려다 썼다가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희진의 부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했다가, 이희진의 아버지의 시신만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 창고로 옮겼다고 한다. 범행 당시에는 이희진 부모 자택 내부에 있던 5억원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른 공범 3명을 고용했다“고도 했다. 이 공범 3명은 조선족으로, 살해가 일어난 당일 중국으로 바로 출국했다고 한다.

시신 발견은 이희진의 동생(31) 신고를 받은 경찰로부터 이뤄졌다. 이희진의 동생은 이희진과 과거 불법 주식거래 등의 범행을 함께 저지르기도 했다. 용의자 김 씨가 가져간 5억원 역시 이희진의 동생이 차를 판매한 대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붙잡힌 용의자의 진술과 달리, 이희진 개인에 대한 원한으로 인한 ‘보복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한 상황이다. 이희진의 말을 듣고 투자했다가 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범행을 벌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희진에 대한 벌금과 추징금 규모를 놓고 봤을 때, 피해를 받은 투자자는 여럿일 가능성이 높다. 이희진은 비전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장외거래주를 사전에 미리 사뒀다가 ‘좋은 주‘라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린 뒤 가격을 높이고, 사전에 사둔 장외거래주를 처분하는 수법을 보이기도 했다.

이희진은 앞서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소위 ‘주식 전문가’로 알려졌다. 자신의 블로그나 SNS 등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급 수입차 사진을 올리며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이후 장외 주식을 부정거래하고 자산 규모를 부풀려, 자본시장법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있다.

경찰은 용의자 측이, 이희진의 부모가 5억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사전에 알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범행을 행한 조선족 3명이 이미 출국해,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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