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중재 능력의 한계 반영...2018년 文의 외교 능력에 대한 찬사는 부적절했다”
“文,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엔, 북한으로부터 공격당해”
“트럼프가 文이 ‘북한 편’인 것 알게되면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어려워질 것”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하노이 미 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 협상 중재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성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하노이 결렬 이후 문 대통령의 신뢰성이 위태롭다(on the line)’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주간은 문 대통령의 임기에서 가장 험난한 시기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 회담이 결렬된 후 한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작품’인 북한과의 관계 회복이 누더기 상태가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WP는 “이번 주 금요일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역대 최저로 나왔다”며 “더구나 북한은 미국이 ‘깡패’같은 요구를 내려놓지 않으면 미국과의 협상을 완전히 중단하고 협박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번 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국가를 망신시키고 있다고 말해 분노를 일으켰다”며 “그러나 공격은 국내의 정적들뿐만 아니라 워싱턴과 유엔으로부터도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최악의 인권 상황을 경시한다는 끊임없는 비판에 직면해왔다”며 “지난 12일 미 국무부는 문재인 정권이 탈북민 단체들에 대북 비판을 줄이라는 직간접적 압력을 가했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정부가 지난 2017년 12월 탈북자 연합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경찰이 탈북민들이 북한으로 전단지가 든 풍선을 날리는 일을 막은 사실, 그리고 경찰이 탈북민 단체를 방문해 재정과 행정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 탈북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여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될 수 있는 공공연설에 참가하지 않도록 한 것 등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했다.

또한 “유엔 전문가 패널이 이번 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2018년 북한에 페트로늄 제품 300톤 이상을 반출하면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 저지르기에는 민망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WP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는 다가가 친하게 굴면서 그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또한 비판받았다”며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대화 흐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김정은에게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은 평양에서도 완전히 인정받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해 “중재자(arbiter)가 아닌 플레이어(player)”라고 말한 것을 거론했다. 이어 “이는 문 대통령이 직면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전문가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서울 답방 초청으로 교착국면 돌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중재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크리스토퍼 그린 북한 담당 선임연구원은 WP에 북한의 최근 몇 주 동안의 비타협적 행위는 부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능력의 한계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절정을 달한 그의 외교 능력에 대한 찬사는 어느 정도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미래포럼 천영우 이사장은 WP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김정은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김정은과 진솔한 논의를 할 수 있고 그를 설득할 수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만약 워싱턴이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장님이고 비핵화보다 남북경협 재개 등 오직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에만 흥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면, 즉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편이라는 사실을 믿게 된다면 그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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