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사전문가들 “한미연합훈련 종료로 인한 연합방위력 약화 불가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한미(韓美)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헨리 올슨은 이날 WP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북한과의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옳았지만 해마다 실시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한 움직임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돼온 한미동맹이 해체될 것이라는 우려를 증가시킨다”며 “한미동맹 해체는 또한 향후 미국에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슨은 “한미동맹은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과 함께 시작됐으며 1953년 전쟁이 끝났지만 최종적인 평화협정은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남한을 또 다시 침입할 경우 즉각적이고 대규모의 미국의 반격에 직면할 것을 막는 것이 주한미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합훈련은 동맹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의 침입을 격퇴하는 연습으로 군인들과 사령관들이 실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긴밀하게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훈련을 또한 동맹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헌신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올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비용 절감과 북한과의 관계 향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은 그의 결정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한미연합훈련에 소요되는 약 1400만 달러는 미국의 전체 국방 예산인 7000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며 게다가 한국정부는 매년 주한미군을 위해 5천만 달러 이상을 더 증액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맹국에게 돈은 더 내라면서 혜택은 줄이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올슨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북한의 요구에 응했다”며 “북한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했으며 이는 북한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바”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는 최근 결렬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아무 것도 받아내지 못한 채 귀중한 협상 카드를 버린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올슨은 “한국은 미국의 가장 신뢰할만한 동맹 중 하나”라며 “지난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은 수천 명을 파병했고 이 가운데 5천여 명이 사망했으며 1만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또한 한국은 나토 동맹국들과 달리 2017년 GDP의 약 2.5% 이상을 국방예산에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5년 간 국방비는 약 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유렵 동맹국들이 본받아야 할 좋은 예”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 동맹 체제에 대해 경멸적으로 이야기한다”며 “그는 고의적으로 마치 미국은 동맹으로부터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높은 비용에 대해 언급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동맹들은 미국을 방위하는데 필요한 매우 귀중한 정보와 군사적 자산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어 “그들의 도움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과 같은 미국의 적들을 감시할 수 있게 되면 만약 동맹이 아니었다면 미국은 지금보다 더 불안전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한은 매일 국경 너머 수만 명의 북한군과 마주하고 있으며 남한의 수도인 서울은 북한 장사정포의 타격권 안에 위치한다”며 “만약 전쟁이 발발하면 수백만의 한국인들은 포격을 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과 북한은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하기를 바라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을, 북한과는 핵협상을 하기를 원하는데 많은 동맹들은 그가 이 과정에서 한국을 버릴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번 연합훈련 중단이 미군철수와 아마도 동맹 해체를 향한 첫 발걸음이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올슨은 “트럼프는 실수했다”며 “그는 북한이나 중국이 헛된 약속 또는 조그마한 무역 적자에 대한 대가로 미국의 동맹을 버리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군사 전문가들은 한미 국방당국이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등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은 장기적으로 한미 연합 방위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을 감안했을 때 선의의 조치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브래드 바우맨 선임국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종료는 주요 지휘자들과 간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요 지휘관 등 간부들은 1, 2년 단위로 한반도에서 근무교대를 하기 때문에 훈련 종료로 인해 한미 연합 방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우매 선임국장은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들이 근무교대를 놓치거나 근무교대 때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공백을 만회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군 사령관들이 강조하는 ‘오늘 밤 싸울 준비를 하라’는 문구처럼 군은 언제든지 전투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연합훈련의 미 전략자산 전개는 실제로 북한의 도발 의지를 억제해왔으며 훈련규모가 작아지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종료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 역시 신규 훈련 중단 등 군사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우맨 선임국장은 북한이 어떠한 비핵화 진전 조치도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규모나 활동 면에서 지속적으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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