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한 친북-반미성향 단체가 오는 16일과 17일 세월호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언제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이달 초 안내문 등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총회와 함께 세월호 간담회와 기억교실 방문 등 관련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진연은 지난해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는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에 참여한 친북단체다. 이들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에게 협박성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고, 광화문광장 세종상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문 환영’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회원들을 두고 “용감한 애국청년들이 너무 멋지다. 연행된 학생들은 종로경찰서에 있다”며 “종로경찰서는 일제 때에도 애국열사들을 잡아가던 곳이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궤변을 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오는 9일에도 다른 친북단체인 국민주권연대 등과 함께 ‘신년 반미 투쟁 선포식’을 연다고 한다.

친북단체가 세월호 유족 측과 연대하는 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8일 통화에서 “(세월호)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단체들이 정치 쟁점화를 시도할 수 있다”며 “세월호는 더 이상 정치적 불쏘시개로 쓰여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진연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대진연 산하 4개 단체가 4.16 가족협의회와 지속적으로 연대해왔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고, 장소를 찾다보니 평소 교류해온 단체 족 장소를 알아보게 됐을 뿐”이라고 했다. 과거에도 일부 세월호 유족과 친북단체가 결탁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자, 세월호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대진연이 북한 문제 등에서 어떤 정치적 활동을 이어왔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학생들이 ‘순수한 의도’로 세월호 관련 문제에 있어 도움을 줬기 때문에, 현재까지 교류를 해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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