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무역협상 진행 이틀 전,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기소한 美법무부
FBI 국장 "뻔뻔한 화웨이, 美기업·금융기관 부당 이용…글로벌 시장 위협"

화웨이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법무부가 28일(현지시간) 금융사기와 기술절취 등 혐의로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기소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인 멍완저우 부회장에 대해서는 이미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이다.

기소 대상은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을 비롯해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미국에 있는 '화웨이 디바이스 USA' 등 2개 관계회사가 포함됐다.

미국 법무부는 멍완저우 부회장이 이들 회사들을 통해 이란에 장비를 수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화웨이와 관계사들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법무부는 화웨이가 경쟁사들로부터 기술을 빼내는 데 성공한 직원들에게 보상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미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글로벌 시장을 위협하려는 화웨이의 뻔뻔하고 지속적인 행태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하기 이틀 전에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 관계회사 2개를 법무부가 기소한 것도 화제를 모은다. 

중국은 미국을 위해 제도개선과 시장개방 등 구체적인 조처를 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자동차나 금융 서비스 분야의 경우 외국의 경쟁자들을 위해 보다 자유로운 규칙을 만들었고, 지식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강화했다는 주장이다. 

중국에게 무역적자를 보는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각종 무역제재를 통해 중국을 압박해왔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면서 무역흑자를 줄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었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연합뉴스 제공)

29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상대로 부당한 억압을 멈춰달라고 발표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사법부가 화웨이와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한 것과 관련 우려를 표한다"라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관련 법규를 준수하도록 했으며 각국에도 중국 기업에 공평한 대우를 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겅솽 대변인은 멍완저우 부회장을 즉각 석방할 것도 요구했다. 그는 "미국은 즉각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 영장을 취소하고 인도 청구를 하지 말라"면서 "캐나다도 중국의 엄중한 입장을 진지하게 여겨 멍완저우 부회장을 즉각 석방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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