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제공)
고민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제공)

다주택자를 그렇게 욕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 장관 10명 중 9명은 여전히 다주택자라고 조선비즈가 15일 보도했다. 나날이 상승하는 집값에 딱히 불편함보단 흥겨움이 커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난 뒤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불편해질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사는 집이 아니면 파시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다주택 장관들은 6개월이 되도록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서울 홍은동 주택을 팔아 1주택자가 됐지만, 文 정부 1기 다주택 장관 10명 중 9명은 부동산을 차마 팔지 못하는 모양이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다주택자 장관 10명의 주택 소유 현황을 파악한 결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한 9명의 장관이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주택자를 줄이자고 발언해 왔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 본인도 아직 다주택자여서 눈길을 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울 관악구 연립주택, 서울 서대문구 단독주택, 경남 거제시 주택)

▲김현미 국토부 장관 (경기 고양시 아파트, 경기 연천군 단독주택)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서울 강남구 아파트, 경기 성남시 아파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도종환 문체부 장관 (충북 청주시 아파트, 충북 보은군 단독주택)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서울 서초구 아파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 수원시 아파트, 경기 오피스텔 분양권, 경기 양평군 주택)

▲송영무 국방부 장관 (경기 용인시 아파트, 충남 논산시 단독주택)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 (서울 송파구 아파트,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 경기도 아파트 분양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서울 홍은동 빌라를 팔고 경남 양산의 단독주택 한 채만을 보유 중이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아파트를 남겨두고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를 팔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서울 성산동 가좌지구 행복주택에서 열린 주거복지협의체 회의에서 경기도 연천군 단독주택을 매각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방 한 칸으로 된 조립식 건물이고 남편이 일하는 공간”이라고 답해 매각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자신이 다주택 보유자인 점은 사연이 있고, 남들이 다주택자인 점은 용납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로 보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꼭 투기가 아니더라도 다주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개인 사정이 있었을 텐데 정부가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다 보니 고위 공직자들도 스스로 덫에 걸려버린 셈이 됐다”며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올해 4월 전에 집을 팔라고 말한 이상 다주택 장관들이 집을 안 팔게 되면 결국 자가당착이 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사연'이 있어 주택을 팔지 못하는 '다주택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고민은 앞으로도 깊어질 전망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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