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인권사무소는 21일 북한이 과거에 자행한 한국인 납치 사건들을 조명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납북된 한국인 피해자 가족들의 진상 규명과 생사 확인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인권사무소는 영상을 통해 납북된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의 황인철 대표의 아버지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의 아버지를 소개했다.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는 1969년 12월11일에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대한항공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출장을 가다가 비행기가 북한 공작원에게 공중 납치되는 바람에 북한으로 끌려갔다.

한국정부의 강력한 항의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한 북한은 1970년 2월에 납치한 사람들을 대부분 송환했지만, 황원 씨 등 일부는 제외됐다.

황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 등 11명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49년 이상 북한에 강제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이미일 이사장은 1950년 한국전쟁 초기에 북한 군에게 잡혀 갔던 아버지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2001년 결성한 협의회를 통해, 납북 관련 사료들을 발굴하고 납북자 가족들과 납북됐다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납북피해 진상규명과 납북피해자 명예회복, 그리고 특별법 마련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엔인권 서울사무소의 시나 폴슨 소장은 서울사무소가 조사 중인 북한의 인권 유린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북한이 과거에 자행한 납치 문제라고 밝히며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와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와 같은 단체들과 협력하면서, 진상 규명과 가족들의 생사확인을 위한 이들의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에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는 "북한이 한국전쟁 당시에 한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끌고 갔다"며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8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한 "전쟁이 끝난 뒤 최소한 5만 명의 한국 국군포로가 본국으로 송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이들 중 약 500명의 생존자들이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약 3835명의 한국 국민들이 한국전쟁 종전 이후 북한에 의해 체포되거나 납북됐다"며 "이 가운데 516명의 한국 국민들이 여전히 북한에 의해 실종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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