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黃, 朴 몰락책임 커…백의종군을" 정우택 "확장성 우려" 김진태 "경쟁해보자"
한국당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가닥 잡아, '강한 당대표' 자리놓고 경쟁 치열할 듯

황교안 전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향후 행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한 가운데, 기존 당내 당권주자들은 '견제구'를 잇따라 날렸다.

한국당은 14일 차기 당 지도체제를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당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제)로 당대표에 강한 리더십을 실어주기로 방향을 잡았다. 유력 주자들을 중심으로 당권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기 당대표는 임기가 2021년 2월말까지(19년 2월27일 전당대회 이후 2년간)로,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을 진두지휘할 뿐 아니라 2022년 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한국당 차기 당권주자로 현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진태·정우택·정진석·주호영·조경태·심재철·안상수 의원 등이 자천 타천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전 당대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김성태 전 원내대표, 김병준 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심재철 의원은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몰락의 책임이 큰 사람"이라면서 "입당 후 곧바로 당대표에 나가기보다는 백의종군하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범(汎)친박계 일원인 정우택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이 '도로 박근혜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확장성 면에서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일제히 "국정 농단 사태의 책임자로 대국민 사과가 앞서야 한다"는 주장으로 황 전 총리의 한국당 입당 전부터 공세를 폈다.

김진태 의원은 황 전 총리 입당 소식이 언론보도로 전해진 이튿날(12일) "황 전 총리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 보자"고 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 익명의 중진 의원은 "(친박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도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놓고) 찬반 논란이 있는 것 같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사진=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한편 황 전 총리가 2017년 5월 정권교체와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 직과 총리 직을 내려놓은 지 1년 8개월여만에 한국당 입당을 택한 것은, 사실상 한달여 남은 전당대회 출마 선언으로 읽히고 있다.

이후 우파진영 안에서는 황 전 총리에 대해 한국당 당권 도전설, 2020년 총선 출마설, 차기 대권 도전설 등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됐고, 밖에서는 여권 유력 주자와 1·2위를 다투는 차기 대권후보군으로 그를 꼽아왔다. 

이에 황 전 총리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으나, 그동안 대학 강연과 출판 기념회를 개최하고 소셜미디어에 현안 관련 의견을 밝히는 등 전형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면서 적어도 '정계 등판은 기정사실'이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당내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면 오세훈 전 시장과의 친·비박 계파갈등이 재현할 수 있다고 전망하거나, '친박 후보 단일화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황 전 총리는 '일부 진영만을 대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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