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복 국방장관은 "정치인이 정권욕에서 학생들과 결탁, 정부를 전복시키려 하고 있다."며 "지역비상계엄을 전국비상계엄으로 확대하고, 이 기회에 정치풍토를 쇄신하는 데 군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정호용 노태우 등 신군부 측 장성들은 물론 참석자 거의 전부는 이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다만 안종훈 군수기지사령관만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묵살되었다.

[편집자 주] 이 문건은 1980년 5월17일, 학생들의 시위 격화로 숨 가쁘게 돌아가던 정국에서 군이 정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결정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회의록이다. 출전은 월간지 '신동아' 1986년 10월호에 게재됐던 것인데 수사 과정에서 검찰 측 증거자료로 활용됐고, 또 안종훈 군수기지사령관이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15시까지 국방부에서 군단장급(3성 장군) 이상의 육해공군 주요 지휘관 44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계속됐다.
이날 회의에서 주영복 국방장관은 지역비상계엄을 전국비상계엄으로 학대하고, 정치풍토 쇄신을 위해 군이 나서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고, 안종훈 군수기지사령관을 제외한 전 참석자가 찬성했다.
그런데 이날 회의의 이면에는 상당히 복잡한 배경과 복선이 어지럽게 깔려 있었다. 1980년 봄 들어 학생 소요가 확대되고 사회불안이 야기되자 권정달 당시 보안사 정보처장은 '시국수습방안'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비상계엄을 전국비상계엄으로 확대 ▲국회해산 ▲국가보위를 위한 비상기구 설치 등 군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특단의 조치였다. 이러한 특단의 조치에 대해 최규하 대통령으로부터 쉽게 결재를 받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군 주요 지휘관들의 적극 찬성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이 회의였다.
그러나 신군부 측 의도와는 달리 회의 시작 전 일부 고급 장성들의 반대로 국회 해산과 비상기구 설치와 같은 정치성이 농후한 안건은 상정되지 못하고, 대신 지역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만 논의되었다. 회의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영복 장관은 반복해서 '계엄지역 전국 확대'와 '군이 개입하여 정치풍토 쇄신'을 주장하고 있으며, 정호용, 노태우 등이 분위기를 잡는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대다수 군 지휘관들은 "제2의 월남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정예로운 논리나 철학적 배경은 상당히 엉성해 보인다. 신군부 측이 주장한 ‘계엄지역 전국 확대’는 국가행정 상, 그리고 정치 상 중대한 문제를 함의하고 있다. 당시 계엄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실시된 일반 계엄이었다. 이 상태에서는 내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반면에 전국 계엄이 실시되면 행정에서 내각이 배제되고 군이 행정의 전권을 장악하게 된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내각을 통해 국가통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엄사령관을 통해 군이 국가통치의 전권을 쥐게 되는 것이다.
이런 함의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주영복 장관이 요구한 ‘계엄지역 전국 확대’는 내각을 배제하고 군이 국가통치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쿠데타나 다름없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 참석자들 중 이 회의의 저변에 깔린 무거운 배경과 복선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
1980년 5월 17일, 신군부는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하여 지역계엄의 전국계엄 확대를 의결했다. 이로써 군부는 내각을 배제시키고 국가통치의 전면에 나서 제5공화국 창출의 길로 나가게 되었다. 사진은 최근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장면(연합뉴스 제공).
1980년 5월 17일, 신군부는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하여 지역계엄의 전국계엄 확대를 의결했다. 이로써 군부는 내각을 배제시키고 국가통치의 전면에 나서 제5공화국 창출의 길로 나가게 되었다. 사진은 최근 열린 전군주요지휘관회의 장면(연합뉴스 제공).

"우리는 많이 양보했다"

최성택(합동참모본부 정보국장) : 〈정세분석 현황 설명〉
주영복(국방장관) : "이제 정보국장이 국내정세를 소상히 얘기했습니다. 국기조차 위협되고 있는 현실에서 북괴 도발을 대비해야 될 이 시점에서 어떤 단안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 시기입니다. 오래 기다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때가 늦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혼란 요인을 배제하기 전에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뜻에서 여기에 그 안을 제시하여 국무회의에 올려 대통령 각하의 재가를 받아 시행코자 합니다. 현재 시국에 대해서 생각나는 대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공사 교장(장관지명) : "현 정부를 전복하고 국기가 흔들리는 관계로 군이 적극 개입할 시기라고 봅니다."
해사 교장(장관지명) : "공사교장과 같이 군만 믿고 있다고 봅니다. 군이 이 문제에 적극 관여할 시기가 아니겠냐고 생각합니다."
3관구 사령관(장관지명) :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어떤 정권도 수습이 곤란합니다. 군이 수습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야기될 것이 우려됩니다."
국방장관 : "군은 절대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내무장관과 계엄사령관이 나에게 요청해 왔으나(편집자 주 : 당시 김종환 내무장관은 시위 격화로 경찰 병력으로 한계를 느끼니 군이 출동해줄 것을 건의했다) 안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회의 때마다 국방장관의 불개입 발언은 고정적이라 얘기했습니다. (5월15일 데모가 격화되고 오늘 아침 신문 보니까 무슨 대통령의 조치가 있으리라 믿고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정치일정이 불변하다고 했고 또 그것이 사실입니다. 각하가 중동 가기 전에 정치일정은 '금년 내에 국민투표, 내년에 대통령을 뽑고 내년 여름 이전에 정부 이양은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불투명 안개정국이라고 합니다.
군은 학원 자율화를 찬성한 바 있습니다. 학도호국단 해체, 총학생회 설립, 교수 물러가라 하다가 나중에는 집체훈련 안 받겠다…. 우리는 많은 양보를 했습니다. 우리가 문교부에도 얘기해 주고…. 나중에는 정치문제를 들고 일어납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 민중봉기로, 혁명수단으로 이런 사태로 몰아가려고 합니다. 구호를 봐요. 이북에서 선전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불순세력이 있습니다. 정치인이 정권욕에서 학생과 결탁,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행동입니다.
어제(5월16일) 오후 11시에서 12시 사이 청와대 대책회의 겸 정세보고 자리에서 각하가 '나이 60이고 살만큼 살았다. 이 시점에서 국가전복은 보지 못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권 이전의 문제입니다. 국가보위의 신성한 임무를 맡은 군이 단안을 내려야 할 단계입니다. 합법적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합니다.
전제조건은 여러분의 결의사항을 국무회의에서 상정할 예정이며 정식 결재를 받고 계엄군을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 수습책은 여러 가지 있겠지요. 생각하기에 현재 지역비상계엄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주도가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전국비상계엄으로 해야 되지 않겠는가. 강력한 계엄업무 수행을 해야겠습니다. 학생은 (계엄)해제를 요구하나 해제하면 국기가 흔들립니다."

정치풍토 쇄신해야…

1군단장(지명) : "1시간 반 전에 육군 총장과 얘기하고 모든 것을 총장에게 위임했습니다. 총장께 국가를 위해서 건의했습니다. 총장께 건의한 것이 저희 전체 의견입니다."
5군단장(지명) : "1군단장 얘기와 같으나 특히 전 국민의 호응을 받아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학생 데모를) 국민이 냉대하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책이 강구됐을 때 국민이 당연하다는 호응을 받도록 함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동부사령관(지명) : "장관님이 결심하는 대로 행동하겠습니다."
공군차장(지명) : "참을 대로 참았고, 정부 전복이나 좌경화, 경제면에서 국민이 못살겠다고 할 때 계엄을 풀었다가는 어떤 꼴이 되겠다는 것은 뻔한 것입니다. 전국비상계엄으로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국방장관 :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합법적으로 해야죠. 동시에 이러한 정치풍토를 이 기회에 쇄신해야겠습니다. 이때까지 사회혼란을 조성하는 불순세력들이 배후에 많았습니다. 정치 및 중요 단체의 문제인물은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는 것이 이 시점에서 요망되는 것입니다."
안종훈(군수기지사령관)(의식하는 눈초리와 고성으로 지명 없이) : "군이 직접 개입한다는 것은 중요한 결과가 됩니다. 3천7백만 명 모두 똑같이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학생이 몇 명이 되는가, 지금까지는 군과 경찰이 잘했다, 국민들이 절대 호응하고 있다, 군이 개입하는 것은 마지막이다, 전체 여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할 때 국민합의에 의해서 해야 합니다. 국민의 합의, 총화를 가지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회의는 그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에 있어서 미리 결정해놓고 하면 의의가 없습니다."
정호용(특전사령관):"국민이 원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그렇게 표현합니까. 각자의 소신과, 정세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보기에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만약 이것을 더 놔두면 점점 위험해집니다. 정권욕 없이는 그대로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군은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고 국방은 내우외환에 관한 것입니다. 지금은 내환의 시대입니다. 정세가 수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군部가 정치에 관여 안함으로써 사회 안정이 돌아온다면 즉시 해제할 수밖에 없지요. 칼과 전차를 갖다 대겠습니까? 무력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까? 그땐 늦습니다.
소수 주장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대다수는) 비상계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개회되면 국가를 오도할 사례가 많아집니다. 우리나라의 장래가 극히 염려되는 시점입니다. 전 국민이 모여서 비상대책회의를 설치하여 남북타개가 요망됩니다. 이런 주장에는 학원․정치․경제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하루아침에 경제가 무너집니다. 어떤 일이 다가와도 달갑게 받아들일 것을 각오하고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전국비상계엄 건의

국방장관 :" 어떤 불순분자도 색출해 내야 합니다. 전국에 2백~3백명 될까요? 그들을 뽑아버리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안장군(안종훈)이 소신을 밝히는 것도 좋습니다."
이희성(육군총장) : "결정을 해놓고 따라오라는 식의 회의와 어떤 안을 놓고 토의하는 식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회의는 이런 안을 내어놓고 얘기 듣는 방법입니다."
국방장관(안종훈 장군을 쳐다보면서) : "이해될 수 있는가요?"
안종훈 : (눈을 의식하면서 고개만 두 번 끄덕끄덕)
국방장관 : "전국비상계엄을 건의하려 했는데 전부 군대에서 한다고 보면 안 됩니다. 5․16 때와는 달라요. 국민도 그때와는 다르고요. 군이 정치 전반에 걸쳐 담당할 입장이 아닙니다."
정원민(해군1차장) : "불순분자로 인한 대중시위, 정부전복 단계로서 결정적으로는 적화혁명이므로 개입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사회는 고도화되어 있고 냉정히 사회 현실을 비판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엔 학원자율화…, 문교장관, 내무장관 등이 손을 썼으나 부족해서 군이 나가야 합니다. 각 부처와 협력해서 나가야 합니다. 각 부처의 적극 호응과 지원을 받을 때 하면 좋습니다. 국민을 위한 군대로서 군이 개입한다 하면 대다수 국민 호응은 틀림없으나 협조된 체제에서 끌고 나가면 좋다고 봅니다."
해군2차장 : "현재 현실은 국가방위의 중대 사항이며 이를 슬기롭게 넘기는 것이 군의 사명입니다. 군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최후에 나설 때 장관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고 묵시적 힘을 가할 때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군이 책임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며 장관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전진이 있어야 될 것으로 믿습니다."
노태우(수경사령관)(손을 들고 발언권 요청) : "소요진압에, 결정에 직접 개입은 안했으나 경찰의 배후에서 용기와 의지를 돕는 일을 했습니다. 육군은 정부 안정과 민주발전 노력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착실히 발전시켜왔습니다. 물리적 방법으로 막는 것은 쉬운 일 같으나 국민이 원하는 정부의 힘이 부족하면 군이 도와드려야 합니다. 정치는 완전히 불신입니다. 이렇게 나가면 정당은 없습니다. 학원은 무정부주의입니다. 여러 기업들도 합의하고 있습니다. 영세 기업이 50~60만 달러 계약이 취소됐다고 원성을 듣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정부를 도와야 하느냐 하는 시기에 왔습니다. 무기력하고 소신 없는 것이 개탄스럽고 생존과 안정, 국민이 바라는 민주역량 비축의 장해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각종 부패, 소신 없는 사항과 자기반성과 난국수습에 군이 이바지할 것을 건의합니다."
신현수(합참본부장) : "별 드릴 말씀 없습니다. 용공세력이 농후한 기미가 보입니다. 비상계엄이 현 시점에서 정국구출은 당연합니다. 군인이 비상계엄 하에서 마지막 난국을 바로잡으려 할 때 시기 문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기가 좋은 방법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위의 결심이 언제인지 모르나 그 시기 문제는 상사들이 결정해주길 바랍니다. 우리들은 사명과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합법적 절차에 의해…

국방장관 : "국무회의에 상정해서 합법적 절차에 의해 나라를 살린다는 뜻 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권익검(장군) : "용공세력이 확실히 파악되고 있습니까? 지방에서는 해결 안 된 분야가 있긴 하나 거의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앙과의 관계에서는 수사과정에서 모호합니다. 용공세력을 파악해서 일망타진 안 되면, 이번 한 차례는 깊이 도려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용공문제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6군단장(자진해서) : "거의 무법천지이고 계엄하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오전 중 총장에게 건의한 바와 같이 총장님의 건의에 따르겠습니다."
공군 지원사령관 : "여건이 무질서, 혼란합니다. 안보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할 때입니다. 군이 자제하고 있으면서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고 봅니다. 안보를 위해 관여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해군 함대사령관 :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군의 단결이 중요시되며 명령에 죽고 사는 것이 군이므로 장관님의 결심에 따라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계엄에는 추호의 타협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박준병(20사단장) : "시기 문제는 구애치 않습니다. 대단히 중요한 얘기는 군대의 군인으로서 자부하는 것은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토의된 이후에 나는 별로 관여치 않았다 등으로 해서 갈등이 많았던 예가 있습니다. 어떤 소임도 완수할 것을 사단장 이하 전 장병이 결의합니다. 특히 우리 사단은 군을 대표해서 나와 있다고 자부합니다."
수도군단장(지명) : "14일과 15일 학생소요를 지켜보고 이 이상 기다리다가 차후 격화상태에서 군이 진입하는 것은 큰 손실이 예상됩니다."
3군단장 : "육군 지휘관들은 일치단결해 난국을 극복하기로 했습니다."
군수 차관보(지명) : "아무 말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결심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공군 군수사령관(지명) : "장관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해군 통제부 사령관 : "계엄에 대한 연구논의도 좋지만 현 헌법상에 정부요 국회이며, 현 헌법을 지키면서 문제해결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것을 문제 해결의 원칙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3사교장(지명) : "배후세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말씀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추가로 학생들에게 물의니까 '정부도 정치인도 못 믿겠다. 오직 학생들만 할 수 있다. 이런 소요나 사회혼란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1%밖에 없다'는 식입니다. 학생들의 사고방식부터 고쳐줘야 합니다."
국방장관 : (월남 학생 예를 설명)
3군사관학교 교장 : "성균관대 학생이 '월남이 망한 것이 아니라 체질의 변화다. 국토가 통일되어 발전 중이다', 또 다른 학생은 '임시 사회주의 체제를 거쳐서 통일을 요망한다', 또 다른 학생은 '6․25는 이데올로기보다 정권쟁탈전이다' 이런 사고방식입니다. 안보․경제에 영향을 주어 파국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은 용공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냐고 물었더니 50%가 선배에게서 들었다고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찾아내야 합니다."
인력 차관보(지명) : "이 시점에 와서 어떤 조치가 꼭 필요합니다. 여기에 현 시점이 그 시기라고 보며, 결정하는 대로 단호히 따르겠습니다."

군은 최후의 보루

공군 교육사령관 : "무법천지입니다. 고름을 따내야 합니다. 하루 빨리 불길을 잡아야 합니다. 소방차를 갖다놓고 불길을 못  으면 안됩니다."
2관구사령관(지명) : "14, 15일 부산은 조용했습니다. 동아대는 14일 민주 투쟁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공대 1학년 학생이 일어서서 '현 시국에서 비상계엄 해제는 불가하다. 때려잡자 金日成'을 외치자 박수를 쳤습니다. 15일 부산시 야간데모 때 공대 농대 간판에 '본교에 전부 집합하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법대생 55명이 교외로 나가 데모했으나 동조 학생은 없었습니다. 그때 1명의 학생이 그들을 설득해 돌아갔습니다. 내일부터 학생들이 데모를 하는 경우 그것은 골수분자가 뚜렷이 나타날 것입니다. 제지는 빨리 해야 합니다. 노사문제까지 가면 어렵게 됩니다."
해병사단장 : "결심이 늦어져서는 안  니다. 노사문제, 신문기자 문제, 이 시간에 결심 안하면 때가 늦습니다. 빨리 개입해서 안정을 찾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안보도 중요하지만 경제도 큰일입니다.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5해역사령관 : "군은 최후의 보루라 했습니다. 군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이론이 없습니다. 마지막 수단인 군 동원이 성공적인 임무수행이 돼야 합니다. 성공 못하면 이 나라는 망하는 것입니다."
2군단장 : "춘천은 6천명 데모에 조종자는 6명입니다. 적극적으로 동조한 자는 60여명에 불과합니다. 빨리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압니다."
김복동(육사교장) : "비상이든지 부조리 문제든지 무엇이든지 처음엔 거창하지만 마지막을 잘해야겠습니다."
황영시(육군참모차장) : "10월27일 계엄선포 후 선도 조종을 강력히 하지 못해서 계엄의 권위가 떨어진 것입니다. 윤보선 가에서 10․26 사태를 부인하면서 비난하고 '유신잔당 물러가라' '헌정 중단을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국가원수의 통치 대권 문제입니다. 통치 대권은 현명한 용단을 내릴 수 있도록 보좌하는 뜻으로 압니다. 어떤 결단이든지 추호의 동요 없이 시행해야 하고, 명령 복종 관계가 아니고 자발적 적극적 자세를 갖게 하는 데 좋은 계기라고 봅니다. 장관이 자신을 가지고 각하께 보고드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영생을 보존하기 위해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건의 드립니다."
3군사령관 : "백척간두의 국가운명입니다. 월남 패망의 초기 현상인 국가현실을 이대로 좌시할 수 없습니다. 나라는 얼마 안가서 패망의 도가니로 빠져듭니다. 군이 존재하는 근본 의의에 생존, 국가 안전보장이 있습니다. 국가가 요구할 때 생명을 바쳐서 구국해야 하는 것이 군입니다. 슬기롭게 돌파하여 60만이 혼연일체로서 단결해야 합니다. 장관 중심으로 혼연일체 단결해야 할 긴박한 시점입니다. 오늘 아침 총장을 중심으로 회의 때 결의한 대로 신명을 바쳐 결의하겠습니다. 3군은 혼연일체로 만반태세를 갖추고 장관은 충분히 이해하여 수습해줄 것을 건의합니다."
진종채(1군사령관-편집자 주 : 2군사령관의 오기)(지명) : "아침에 총장님께 말씀드린 대로 총장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현 상황은 월남과 흡사한 단계

5군단장 : "다시는 골칫거리가 되지 않도록, 또한 실수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예측을 해서 기한을 고려하고 그 후에 어떤 사태가 예상되는가 그 후의 사태도 예측 안하고 비상계엄 해봐야 안됩니다. 상당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2군사령관 :" 제일 먼저 생각할 것이 현 사태 추이 전망입니다. 지금 방책으로는 불가능이라는 것을 아무리 부인 못합니다. 비상 하에서 군이 직접 안한 것뿐이지 국력은 여기에 집중했습니다. 마지막 수단을 안쓰면 방법이 없습니다. 바로 군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어느 사항을 막론하고 공통적 사항은 첫째, 복교학생 복직교수들은 대공의 전문지식이 없는데도 용공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학생이 부르짖는 내용은 대표적인 것이 노동정부 수립입니다. 셋째는 정치활동을 제대로 할 시기가 아닌데 학원에 정치세력과 종교 세력이 침투되어 있습니다.
염려되는 것은 공산당의 침투입니다. 국민의 여망은 공산당을 막는 것입니다. 적의 대남기도는 힘 안들이고 정부 전복이 첫째이고 그 방안이 현 사태가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상당히 능숙히 이루어졌을 때 그들은 우리의 정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종국에 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군이 개입하면 군사력은 약해집니다. 그 기회를 이용해서 남침합니다.
군이 언제 하느냐 시기를 놓치면 가졌던 힘도 한번 써보지 못하고 끝장입니다. 환자의 병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두면 중환자 시기가 됩니다. 국민의 호응을 받는 문제는 국민 3천만 명에게 다 물어볼 수 없습니다. 국가 원수가 눈물을 글썽이며 60평생에 나라 잃는 서러움을 밤까지 걱정했습니다.
다른 것은 고치면 되지만 잘못해서 월남처럼 된다면 군의 책임입니다. 시기를 가능한 놓치지 않고 치료를 해야 합니다. 최후의 보루입니다. 끝장이 나든가, 국민이 안정할 수 있는 끝장을 봐야 합니다. 최고원수가 군이 나와야 한다는 단계이므로 결정해주면 공산당과 싸워 죽으나 마찬가지입니다."
국방차관 : "시기문제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충분한 계획으로 빠른 것이 좋겠습니다. 현재 무정부상태입니다."
류병현(연합사 부사령관) : "10․26 이후 계엄이 실시될 때 나는 왜 비상계엄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비상계엄 하에서 이런 사태가 됐습니다. 군의 간부로서 계엄사령관과 장관님께 이렇게 사태가 되도록 조언 못한 양심의 가책을 받습니다. 전국이나 지역계엄을 불문하고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습니다. 용공주의의 팽배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김일성의 밥이 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전적으로 장관님 중심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 하에서 군이 아니고 누가 바로 잡겠습니까. 국민들은 우리가 이끌어야 합니다. 장관은 안심하시고 각하 재가를 받고 결정사항을 전해줄 것을 요망합니다."
윤자중(공군총장) : "막바지 상황입니다. 군이 적극적으로 나가서 고쳐야 할 때입니다. 월남과 흡사하며 초기단계입니다. 월남은 학생들이 공산당이었습니다. 월남의 재판이 아니된다 할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밀고 일치단결하기로 지휘관들과도 결의했습니다. 장관님의 결정에 일사불란하게 적극적으로 지지하겠습니다."

각하가 일할 수 있게…

해군총장 : "이 이상의 논의가 필요 없습니다. 해군은 총장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이행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통수권자 결심에 적극 따르겠습니다."
육군총장 : "창군 이래 처음 군의 주요 지휘회의장 같습니다. 각자가 한결같이 국난 극복에 심혈을 경주하고 장관에게 소신껏 말을 했습니다. 각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김종환(합참의장) : "어젯밤 늦게 돌아와서 어지럽고, 장관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국방장관 : "여러 가지 첩보를 듣고 오래 전부터 '왜 군이 나오지 않느냐', 심지어 '중간만 죽어간다', '군은 모른 체하고 있다' 등이라 했으나 군의 개입을 적극 저지해왔습니다. 그러나 한계점에 왔다고 며칠 전부터 생각했습니다. 각하가 돌아올 때까지 진언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지막 총리께서 성명을 발표했더니 각 대학에서 계속 또 다른 요구를 했습니다. 그러니 양보해서 끝나느냐, 하나 양보하면 두 개, 두 개 양보하면 세 개 요구합니다. 주장하면 그대로 되는 줄 압니다.
이제 15시30분에 결심해서 장관 훈시문도 자연스럽게 작성하여 준비했습니다. 각군 총장 만나기도 오늘 아침이 처음입니다. 어젯밤에 각하께 말씀드리고 오늘 새벽 6시까지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여러분의 오늘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요약하면 현 정세 하에서 전국비상계엄 선포 건의로 봅니다. 둘째, 정치풍토를 쇄신해서 각하가 일할 수 있는 뒷받침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배후조종자를 색출하고 넷째는 군이 일치단결하여 일사분란한 지휘체제로 각하가 시국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유의해야 할 것은 북괴의 정면 및 비정규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행정기구는 그대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깊이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국무회의에 상정하려 합니다.
각하께 건의 후 채택되면 여러분에게 지시하겠습니다. 특히 당부할 것은 오늘 회의에 대한 보안 문제입니다. 내 보좌관도 안 나왔습니다. 절대 보안을 유지해 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뜻을, 결의서를 준비했으니 각자 서명해 주기 바랍니다. 이의가 없습니까?"
(일동 박수)
국방장관 : "내가 하루 다섯 갑 피우던 담배를 두 달 반 끊었는데 어제부터 피웁니다."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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