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지도체제 결정 추이 보고 최종판단"…자신은 현행 단일지도체제 선호
2011년 서울시장 독단 사퇴에 "민주당에 시장 넘긴 책임 통감" 재차 사과하기도
차기 대표엔 "與 독선과 폭주 분쇄, 효율적 대여투쟁해 총선 심판할 리더십" 기대
대구시당 신년교례회에 심재철·김진태·정우택·조경태·주호영 등 잠룡들도 몰려
차기 全大 2월27일 일산킨텍스서 열려…지도체제는 이달 10일 정해질 듯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2일 사실상 자유한국당 차기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출마 확정 여부는 향후 당 지도체제 개편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대구시 수성구 한국당 대구시당에서 미래비전특위 세미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대표 도전은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당 지도체제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지켜보고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유력 당권주자 중 일원으로 거론돼 온 오 전 시장이 신년 초에 보수정당의 텃밭인 대구를 찾아 당권 도전 의사를 표명한 것은 당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국당 대구시당에서는 시도당 신년교례회가 열린 가운데 오 전 시장뿐만 아니라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구을·5선) 정우택(충북 청주시상당구·4선) 조경태(부산 사하구을·4선) 주호영(대구 수성구을·4선) 김진태(강원 춘천시·재선) 의원 등 당권 '잠룡'들이 대거 참석해 경선장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 중 김진태 의원은 앞서 지난해 12월29일 춘천 한림대에서 개최한 의정보고회를 통해 사실상 당권 도전 선언을 했다. 출마 의사를 언론에 직접 드러낸 것은 오 전 시장이 두번째로 풀이된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광진구을(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역구) 당협위원장직을 신청할 예정으로도 알려지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오세훈 위원장이 1월2일 오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 전 시장은 간담회에서 차기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시기가 많이 남아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불발로 서울시장직에서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 "당시에 싸울 수 있는 정치인이 저밖에 없었다고 생각해 책임감을 느끼고 전쟁을 시작했었다"며 "하지만 민주당에 서울시장을 넘긴 책임은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차기 당대표 리더십에 대해선 "민주당 독선과 폭주를 분쇄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며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대여 투쟁을 전개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의 오만과 무책임을 심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보수대통합론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폭주에 대해 단일대오로 힘을 모아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어느 당에 있든, 당에 소속하지 않아도 보수 가치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투쟁의 대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이어 "일개 당원으로서 주제 넘지만 모두 함께 할 수 있도록 화합의 길과 통합의 길을 만들 것"이라며 "이것이 당의 리더십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차기 당 지도체제에 대해선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 모두 장점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효율적인 대여투쟁을 할 수 있는 체제가 무엇인지, 분열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체제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공천 파동'이 발발했을 때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지도체제는 대표최고위원(득표 1위)-최고위원(이하 다수득표자순) 통합 선출로 출범한 집단지도체제였다. 같은해 8월 전당대회로 선출됐던 '이정현 지도부'부터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당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단일지도체제가 확립됐다.

2017년 7월 출범한 홍준표 당대표 체제가 정식 단일지도체제 지도부였으나 이보다 앞선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5월 직후 대선 패배에 이어 ▲남북 정권간 '타협 무드' ▲당 지도부를 둘러싼 내홍 계속 등의 여파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등 정치적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그동안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제 입장은 효율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체제인 단일성 지도체제가 옳다는 입장이지만, 집단지도체제도 단점을 보완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내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차기 당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할 것인지, 다시금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할 것인지 등을 두고 논쟁하고 있다. 전당대회 훌을 결정하는 당헌·당규 개정위원회는 오는 10일 전후 차기 지도체제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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