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율 시민기자
김원율 시민기자

몽상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성탄 전날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의 필명을 지닌 박노해(본명 박기평) 시인의 시(詩) ‘그 겨울의 시’를 인용하여 감성적인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하였다. 이 시는 할머니가 이불 속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장터의 거지와 뒷산의 노루 토끼를 걱정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소외된 사람이나 동물마저 걱정하는 마음이 할머니의 마음이며 예수의 마음이다. 그리고 대통령인 자신의 마음도 이와 같다는 뜻일 것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갸륵한 마음이다. 그런데 현실과 이불 속의 몽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심리상태가 대통령의 마음인 듯하다. 이불 속에서 장터의 거지, 뒷산의 노루, 토끼의 추위와 굶주림을 걱정하는 대통령은 현실정치에서는 무책임과 무신경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이 살인적인 최저임금의 무게에 눌려 폐업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최저임금에 관한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 관련 국무회의가 12월 24일 개최되었는데 대통령 자신은 회의를 국무총리에게 맡기고 휴가를 가버렸다.

대통령의 성탄절 메시지 아래 부분에는 “김정숙 여사와 만난 서광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뜨개질로 만들어준 목도리를 두른 ‘곰이’ 새끼들의 모습입니다.”라고 설명이 붙은 풍산개 강아지 6마리의 목도리 두른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또한 25일에는 청와대의 SNS를 통해 강아지 6마리가 목도리를 두르고 청와대 뜰에서 뛰노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고아들이 만들어준 목도리를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의 새끼들이 두른 모습이 귀엽고 앙증맞아 보인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청와대의 감성팔이가 역겹게 느껴지기도 하는 장면이다.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강아지의 모습은 귀엽고 소중하게 느껴지지만 수용소에 갇혀 풍산개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 북한 주민의 비참한 모습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문재인의 대통령의 이중적인 모습

문재인 대통령은 금년 7월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및 세월호 가족의 불법적인 사찰에 관하여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당시 기무사에는 세월호 유족이 2명이나 있어 세월호 유족을 사찰하거나 회유할 수 있는 정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미리 불법이라고 단정하는 식으로 수사 지시를 내려 검찰로 하여금 먼지털이식으로 인격살인적인 수사를 하도록 만들었다. 고 이재수 예비역 중장을 변호했던 석동현 변호사는 대통령이 이에 대하여 민사 및 형사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도대체 피의자가 구속되기도 전에 영장실질 심사를 받으러 가는 백 미터 정도의 거리를 수갑을 채워서 끌고 가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 일이 뒷산의 노루 토끼의 추위와 굶주림을 걱정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대통령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박노해와 박기호 신부

박노해는 1989년 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노맹)을 결성한 주범이다. 사노맹은 무장봉기로 대한민국을 타도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조직원에게 군사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조직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회주의 혁명을 궁극적 목표로 하여 무장봉기의 필요성을 인정하는가’에 대하여 답을 하여야 했다.

박노해(본명 박기평)의 친형으로 알려진 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의 박기호 신부는 사제단의 골수(骨髓)로 알려진 신부이다. 박기호 신부는 2014년 사제단 창설 40주년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그의 글에서 ‘사제단의 활동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마귀를 쫓아내는 구마(驅魔) 행위다’라고 주장하면서 빈자(貧者)와 약자(弱者)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현상을 삼악(三惡)의 하나‘라고 주장하였다. 2015년 1월과 2월 천주교회 매일미사 책의 ‘오늘의 묵상’을 집필하였던 박기호 신부는 인간의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면서 하느님의 소유인 토지에 소유의 금을 그은 것은 국가라는 합법적인 폭력일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광야에서 예수님을 유혹하던 악마의 세력이 엄청난 물신 우상의 세력으로 성장해 우리 시대 창조의 질서와 복음적 삶을 포위하고 있다는 둥 지극히 사회주의적이며 편협한 글을 ‘묵상의 글’에 쓰다가 신자들의 집중항의를 받고 두달 만에 필진에서 쫓겨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나의 행복의 모두의 행복이 되기를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탄절 메시지에서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다. 이를 읽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큰일 났구나’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월남의 적화가 이루어지던 날 대통령은 희열을 느꼈다고 자신의 자서전에서 기술하였다. 대통령이 자서전을 쓰던 때의 심정(心情)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 결국 대통령의 행복과 희열은 이 나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완성되는 날 이루어질 것이 아니겠는가? 청와대에 갇혀서 주사파(主思派), 감성팔이 운동권에게 둘러싸인 문재인 대통령의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 꿈속에서 도원을 거니는 몽환적(夢幻的)인 현실인식으로서는 모두의 행복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통령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김원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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