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측 "불편해하신다"...노동신문"최악 비인기대회 우리가 구원"
靑 "북한 참가로 평창 올림픽 흥행 확신"
기자 질문에 현송월 '침묵'...노동신문“남측 언론, 재 뿌린다”
"무슨 임금님 행차라도 되느냐"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 목소리도

북한 김일성 정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김신조 씨 등 무장공비를 남파시켜 큰 충격을 주었던 '1.21 사태’ 50주년인 21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경의선 육로로 방남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8시57분 차량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9시2분께 경기 파주의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출입경에 필요한 수속을 마친 북측 점검단은 차량에 탑승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서울역 광장에 내린 이들은 탑승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들은 사전 협의된 취재진의 팔까지 잡아끌며 철통 경호했고 한 국정원 관계자는 "(현송월이) 불편해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며 취재기자를 막아섰다. 

경찰은 이날 서울역에 720명을 배치해 삼엄한 경호를 펼쳤고, 여기에 수백명의 취재진과 시민들까지 몰려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사기도 했다. 이에 한 시민들은 "(현송월이)무슨 임금님 행차라도 되느냐”면서 “일요일에 시민 통행에 불편 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북측 점검단은 곧바로 오전 10시50분 KTX를 타고 강릉으로 향했다.

강릉에 도착한 이들은 약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릉아트센터를 둘러볼 예정이다. 1박2일의 일정인 북측 점검단은 강릉에서 하룻밤을 묵고 서울로 돌아와 정부가 대관일정 등을 고려해 미리 추려둔 공연장을 둘러볼 예정으로 전해졌다. 일정을 마치고 나면 이들은 온 길을 되짚어 경의선 육로로 귀환할 계획이다.

현 단장 일행의 방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을 하기로 한 남북 실무접촉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초 사전점검단은 20일 방남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이유를 밝히지 않은 사정에 따라 하루 순연됐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고의적인 도발 행위'라는 제목으로 밴쿠버 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을 다시 거론하며 "저들이 대화를 하는 것은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는 고약한 나발을 불어댔다"고 주장했다.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쓰레기언론'이란 제목의 논평에서는 "북남 사이에 대화의 문이 열리고 관계개선의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는 지금 남조선에서 우리에 대한 보수언론들의 악선전이 도수를 넘어서고 있다"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거론하며 비난했고,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로 마련된 대화 분위기에 지지와 환호를 보내고 있으며 그것이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남조선 각계도 정세악화로 력대 최악의 인기없는 경기 대회로 기록될 수 있는 이번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에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 데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흥행을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윤 수석은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원치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도록 야당과 언론도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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