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강의에 문제제기한 학생, 해당교사와 논쟁 벌이기도…"빨갱이"-"극우" 오간 수업현장
해당 교사 "나도 ROTC 출신, 6.25 남침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 없다…큰 문제 아니다"

충일중학교 진로교사 U씨가 수업자료로 선택한 도올 김용옥 씨의 강연 동영상 캡처.

충북 충주시 충일중학교 진로교사인 U씨는 4일 수업시간에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지난 2006년 광주MBC에서 강연했던 '동아시아 30년 전쟁과 광주항쟁'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을 수업자료로 사용하다 김 교수의 강연 내용에 문제를 삼은 학생 C군과 논쟁을 벌였다.

해당 동영상은 김용옥 씨가 '6.25전쟁은 남침과 북침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중국 내부에서 벌어졌던 마오쩌둥과 장제스의 국공내전의 하나의 고리에 불과하다'거나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내전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일본에 있다'는 자신만의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학생 C군은 "진로담당 교사가 수업 시간에 김용옥의 강의를 틀었고 김용옥은 영상에서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편파적인 강의 영상을 수업자료로 선택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C군은 이 과정에서 김 씨에 대해 "저 정도 수준이면 거의 빨갱이 아니냐"고 말했고 교사 U씨는 "네가 뭘 안다고 저 사람을 빨갱이라 하는 거야"라며 "빨갱이가 너한테 무슨 피해를 줬냐"고 답하며 수업 중 논쟁을 벌였다. C군은 교사 U씨에게 '극우'라는 표현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교사 U씨는 이날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통화에서 "나도 ROTC 출신이고 한국전쟁이 북한이 침략한 남침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견이 없고 전교조 소속 교사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U씨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진로 수업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괜찮은 영상을 찾다가 도올 김용옥의 강의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미술전공인 U씨는 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다 최근에는 진로전담 교사로 전과해 충일중학교에서 일주일에 7시간 진로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U씨는 "도올 김용옥을 역사·철학가로 학생들에게 소개할 목적이었고 제가 선택한 도올 강연 내용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용옥은 해당 영상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이 1950년 6월 25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한국전쟁이 북침이냐 남침이냐 6월 25일 김일성이 내려갔는지 이승만이 올라갔는지 이런 문제로 한국전쟁을 말한다면 역사적으로 철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그는 또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이 항복선언한 뒤 한국전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일본 제국주의가 전쟁의 불씨를 남겼다", "한국전쟁은 중국의 국공내전의 하나의 고리에 불과하다", 한국전쟁은 1945년부터 1975년까지 일어난 동아시아 30년 전쟁의 핵심 고리다", "소련은 한국을 잘 알고 정치장교 '쉬띄꼬프'에게 한반도 문제 맡겼지만 미국은 한반도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등의 발언도 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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