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앞장서놓고 "국민 82% 찬성, 광장의 분노 끓어오르니 당연했다"
"'탄핵 때문에 이렇게 됐다' 프레임 씌우면 안 된다" 책임론 부정
내년 4월 재보선 前 2월 전당대회 내다보며 "구원 씻고 우선 합쳐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영도구·6선)이 7일 "지금 와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면서도 "탄핵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기존 입장을 강변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열린 '이·통장 지위와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탄핵 책임 규명 관련 끝장토론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새누리당 시절 '탈당 러시'를 이끌고 '탄핵 정변' 여론몰이에 앞장서 정권과 진영 차원의 자멸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집중돼왔음에도, "국민 82%가 (탄핵에) 찬성했고 당시 새누리당 의원 최소 62명이 찬성했으며 헌법재판관 8명 중 박 전 대통령이 지명한 2명과 당에서 추천한 1명 등 3명 모두 찬성했다"며 책임론을 부인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인데 법대로 국가가 운영돼야 하지 않느냐"면서 "당시 국정은 마비됐고 북한에선 핵 실험을 하고, 광화문에선 수십만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하고 있을 때 광장의 분노가 폭발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겠느냐. 그 당시 광장의 분노가 비등점을 향해 막 끓어오르고 있는데 이걸 법의 테두리(탄핵 심판)로 끌어오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결국 당시 정치권과 언론발(發) '국정 흔들기' '촛불 성역화' 여론몰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이다. 스스로 '법치주의'를 거론한 것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부터 형사재판까지 '증거 재판주의,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금 와갖고 '탄핵 때문에 모든 일이 다 이렇게 됐다'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공방이 시작된다. 그래서 제가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각에서 당 내홍설이 제기되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가 미래를 얘기해야 되는데 자꾸 과거를 들먹이면서 서로 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저도 할 말이 많지만 그게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다고 판단해 묵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대통합 논의에 대해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선거에 졌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을 아주 잘못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것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선거에 이겨야 할 것 아닌가.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이어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 철저한 진영논리에 빠져가지고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복당하게 된 것"이라며 "선거(내년 4월 재보선)를 앞두고 또 우리가 구원을 씻고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고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이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통합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저는 보수라는 말보다 우파라는 말을 쓰는데, 우파들이 분열되면 목적 달성이 안 되지 않나. 그러니까 자기 성찰, 자기 희생을 통해서 우선 합쳐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에 관해서는 "선거(재보선)를 앞두고 (통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우파 통합을 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드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당 지도체제와 관련해선 "현재 우파가 제일 중요한 것은 단합해야 한다는 것인데, 단합을 위해서는 단일지도체제보다 집단지도체제가 더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설 관련 질문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은 최근 최병길 비상대책위원이 자신을 포함한 복당파와 친박계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반 의원들은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비대위원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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