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국빈방문 첫 일정 '교민간담회'서 文 "프랑스서 촛불든 고마움 잊지 않아"

프랑스 국빈방문 첫 일정으로 현지 교민들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변' 당시 프랑스에서 '촛불'을 들었던 교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13일(현지시간) 파리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첫 일정으로 파리의 컨벤션센터인 메종 드 라 뮤투알리테에서 열린 통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는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빛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프랑스 대혁명은 인류의 마음에 자유·평등·박애를 새겨 넣었고 촛불혁명은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여러분도 프랑스에서 촛불 많이 드셨죠?"라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일제히 "네"라고 대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고마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좋은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자 참석자들은 다시 한번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 당시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여 명의 평양 인민들을 상대로 했던 연설의 뒷얘기도 전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표해야 했고, 평양 시민의 호응도 받아야 했고, 방송으로 지켜보는 국민의 지지도 받아야 해 긴장되는 연설이었지만 북측은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전적으로 모든 걸 맡겼다"며 "이는 남북관계가 그만큼 빠르게 발전했고 신뢰가 쌓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남북이 수시로 오갈 수 있도록 정상회담의 제도화, 정례화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문 駐프랑스 한국대사, 이상무 프랑스 한인회장, 진병철 민주평통남유럽협의회장 등을 비롯해 200여 명의 교민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상무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대통령이 15만 평양 주민 앞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한민족의 자긍심과 책임의식을 갖고 이곳에서 굳건히 뿌리를 내려보겠다"고 말했다.

진병철 회장은 건배사에서 "수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밝아졌다"며 "평화통일만이 우리 민족에 평통을 가져다주는 길이라 생각해 평통을 외치자"라고 말하며 건배를 제안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프랑스가 유럽 내에서 가장 활발했던 독립운동 근거지라는 점을 언급하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해외 독립운동사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외국에서 활동하는 교민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의 프랑스 법인에서 근무하는 김소라 씨는 "프랑스는 5년 전부터 창업 지원 및 해외 창업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이미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세계적 경제리더들이 일할 수 있게 해외 창업 인력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프랑스는 앞선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자 과학기술 상용화에 탁월하다"며 "두 나라가 협력하면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교민간담회를 시작으로 7박9일간의 유럽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14일에는 방탄소년단이 참석하는 한불 우정 콘서트를 관람할 예정이다.

1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같은 날 오후에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16일에는 파리시청 리셉션에 참석한 후 한불 비지니스리더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프랑스 내 기업인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17일부터는 이탈리아 공식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18일에는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위치한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는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후 벨기에와 덴마크를 거쳐 20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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