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아공·브라질과 함께 하향조정...美·英·中은 현상유지, 일본은 상향
국내외 주요기관 10곳, "韓 성장률 2%대로 주저앉는다...내년은 더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 마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국내외 주요기관 10곳 모두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대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정책'에도 내수침체가 악화하고 있고, 설비투자는 IMF외환위기 이후 최장기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9일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0.2%포인트(p) 낮추며 남아공·브라질과 같이 하향 조정했다. 미국·영국·중국·인도는 현상유지했고 일본은 0.1%p 상향 조정했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9%에서 2.6%로 0.3%p 낮췄다. 

앞서 지난달에는 OECD가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7%로 낮췄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도 3.0%에서 2.9%로 수정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도 성장률을 낮게 전망했다.

3.0% 성장을 전망했던 한국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경제전망에서 2.9%로 1%p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9%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민간연구원인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은 모두 2.8%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3.1% 성장을 예상했던 금융연구원도 2.9%로 0.2%p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기관 8곳 중 7곳이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8%로 올해 2.9%보다 0.1%p 낮게 잡았으며 KDI도 내년 우리 경제가 2.7% 성장에 그치며 올해(2.9%)보다 낮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민간연구소 중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이 각각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 2.5%로 낮게 책정했다. 

국제금융기구들도 2%대 후반 성장률을 예상했다. IMF는 해외기구 중 가장 낮은 2.6%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ADB도 2.8%로 올해 2.9%보다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OECD만이 유일하게 올해 2.7%보다 0.1%p 높은 2.8% 성장률을 내년에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성장률 전망치가 보여주듯 현재 한국경제는 고용·투자·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고용은 취업자 감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기 대비)은 3000명으로 2010년 1월(-1만 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 8월 취업자가 평월 30만~40만 명에서 20만8000명으로 둔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간신히 취업자 감소를 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30·40대는 1~8월 누적 취업자 수가 1227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5만2000명 줄었다. 30대 취업자는 4만4000명, 40대 취업자는 10만8000명 각각 감소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 24만7000명 감소한 뒤 지난 9년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설비투자도 흔들리고 있다.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줄며 1997년 9월~1998년 5월(10개월 연속)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6개월)를 기록했다. 실제 시공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도 건설과 토목이 모두 부진해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2% 줄었다. 여기에 소비도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수출에서도 최근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한 505억8000만 달러, 수입은 2.1% 준 408억39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가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13개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선박(55.5%), 철강(43.7%), 자동차(22.4%) 등에서 급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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