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옮겨간 '짝퉁 담배'사업
-거미줄 처럼 얽힌 합작 법인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미국이 주도하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이 어떻게 유지되고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실상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작동이 되고 있었다.

미국과 유엔은 최근 대북 압박을 하며 모든 글로벌 사업체들에게 북한과의 합작사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현재도 수십개의 합작기업들이 북한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과 유엔은 아직 정식으로 ‘합작법인 금지 조치’를 위반한 기업들이 어디인지 선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속 자체가 쉽지 않다고 월스트리저널은 보도했다. 단속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합작사들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북한과의 명확한 연계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기업이 북한과 연계된 사업을 많이 하는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합작법인 중 북한에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은 ‘짝퉁’ 담배 사업이다. 북한은 전세계 불법복제 담배 사업의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복제 담배 시장은 연간 수 조원 규모이다. 중국이 최근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법복제가 불법이 아닌 북한으로 담배 공장이 많이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당국자들과 북한의 고위급 탈북자들은 이러한 합작법인을 통한 수익 대부분이 평양의 김정은 개인 금고로 간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현금으로 군대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측근들을 위한 호화 물품을 산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 같은 경우 북한에서 합작 통신 법인을 운영 중이다. 가입자만 350만을 넘어섰고, 2017년 첫 두달에만 북한의 합작법인으로부터 39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지급받았다. 오라스콤은 유엔 안보리 제재 규정 중, “공적 인프라를 위한 비영리 사업은 제재의 예외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언론들은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철수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오라스콤의 나깁 사위리스 회장은 14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북한에서 철수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UN 결의안을 잘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주재 이집트 대사관은 오라스콤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태국의 ‘차룽 타이 와이어 앤드 케이블 컴퍼니’의 경우 북한기업과의 합작투자 회사에 지분 25%를 출자했다. 차룽 타이는 북한의 홍콩 파트너사인 스타 조인트 벤처에도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해 두 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400만달러 가까이 된다. 차룽 타이는 2009년 이후 유엔 제재 준수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저너널의 답변 요청에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를 소유한 British American Tobacco(BAT)는 제재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합작투자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AT가 합작투자 했던 회사는 현재, 작년에 설립된 ‘럭키 그린버드’라는 싱가포르 소재 기업이 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BAT 임원 출신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세계 여러나라들과 거미줄처럼 얽힌 북한의 고리는 유엔이 제재를 함에 있어서 큰 장애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유엔 조사팀이 북한과 연계되어 있다고 증거를 갖고 혐의를 물어도 많은 국가들이 제대로 응해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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