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부 좌파세력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거나 그들이 인정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극우'니, '친일'이니 하는 낙인을 찍어 매도하는 비열한 행태는 하루이틀된 일이 아니다.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제대로 이념의 사상사를 공부했다면 폭력을 신봉하면서 계급이나 민족을 신성시하는 극좌나 극우라는 단어는 그리 쉽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 대해서는 '극좌'는 물론 '좌파'란 지적에도 '색깔론'이라며 펄펄 뛰는 사람들이 반대진영에 대해서는 전혀 실체와 맞지 않는 언어 폭력을 서슴지 않는다.

 

(오른쪽)노컷뉴스 ‘文정부에 반기든 ’원로‘ 외교관들, 이력 살펴보니...’(1월 14일 보도)

 

 

CBS 노컷뉴스는 14일 윤홍집·권희은 기자 명의로 작성한 <文정부에 반기든 ‘원로’ 외교관들, 이력 살펴보니...>라는 기사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해 눈길을 끈 전직 외교관들에 대해 ‘외교관 중 상당수가 극우성향을 가지고 활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노컷뉴스는 또 시국선언에 참여한 원로외교관 17명은 "탄핵정국엔 '친박집회'에 참여한 바 있다"며 '친박=극우'라는 전제로 접근한다. 일부 전직외교관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전직외교관 모임’ 활동을 통해 색깔론을 펼치며, 문재인 후보 등에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들 외교관들을 '극우'라고 주장한다면 그런 식의 말도 안 되는 낙인을 찍은 노컷뉴스 기자들은 심각한 수준의 '극좌 기자'라는 비판을 들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에 앞서 오마이뉴스는 11일 '지유석'이란 시민기자가 기고한 <6월 항쟁의 승자가 주사파? 신학교수의 황당 주장>이라는 글을 통해 김철홍 장신대 교수가 최근 PenN에 기고해 많은 화제가 된 ‘1987년 실제와 영화, 그리고 2017년’ 칼럼이 '극우적 주장'이라고 강변했다. 과거 김철홍 교수의 촛불집회, 고 백남기 농민, 주사파 관련 발언 등도 종합하며 이 기고 또한 “극우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김철홍 교수를 '주사파'를 강조한 ‘극우’로 매도하며, '6월 항쟁'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6월 항쟁 당시 '넥타이부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반 시민은 자유민주주의를 희구한 반면 주사파 운동권이 추구한 '그들의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었다는 것은 그 시절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한다. 그 자신이 서울대 사회학과 81학번의 운동권 출신으로 이런 불편한 진실을 지적한 김 교수의 글에 대해 '극우' 운운하는 것은 좌파 매체인 오마이뉴스의 이념적 좌표를 감안하더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기사였다. 오마이뉴스는 도대체 극우가 뭔지나 알고 이런 기사를 실었는지 의문이다.

우파 언론들은 한국의 일부 저질 좌파 언론이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도 무방하다는 식의 극좌적 행태를 보일 때도 '극좌'란 표현의 사용은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부 좌파 세력은 전혀 다르다. 사실과 전혀 다르게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극우’로 매도하며 자신은 ‘선한 시민’을 자처하는 것이야말로 저질의 색깔론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부 좌파세력이 자신들과 견해가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걸핏하면 ‘극우’라는 표현을 남발하며 매도하는 행태에 대해 정규재 PenN 대표 겸 주필도 작년 6월 정규재TV를 통해 방영된 '극우가 뭔지 알려는 드릴게'라는 제목의 영상 칼럼을 통해 그 허구성을 지적하며 따끔한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정규재 칼럼; 극우가 뭔지 알려는 드릴게) 우리 사회도 이제 좌파 세력 일각에서 '조자룡 헌 칼 쓰듯' 함부로 휘두르는 말도 안 되는 궤변적인 '극우 친일 공세'에 대해 단호히 반격할 필요가 있다.
 

촛불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나를 극우로 몰아붙이고 싶은 굉장한 충동이 있는 것이다. ‘자기들을 반대했기 때문에 너는 극우야’라고 브랜드 라벨을 붙인 다음에 공격하는 것이다. 아주 전형적인 수법이다. 예를 들어서 독일의 나치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보더라도 나치적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이웃을 굉장히 은말하게 고발을 한다. 그래서 독일의 일반 국민들이 자기이웃을 고발하는 것이다. 이후 나치 돌격대가 가서 테러를 하는 것이다. 나치돌격대는 민간인들인데 군복입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테러를 당해도 경찰은 묵살한다. 한 편이 되가지고. 그러면 정의는 사라지는 것이다. 아무도 입이 있어도 얘기하지 않는 침묵의 동의 체제가 되면서 나치가 전부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우리 사회는 시계추가 굉장히 그쪽으로 기울어져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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