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축 오찬연설 발언…對北 무장해제식 정책 행보와 다른 '안보 修辭'
오전 중 성남 서울공항서 1996~2005년 美北 공동발굴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 봉환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유해 봉환행사에서 64위의 6.25 참전 국군 전사자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고국으로 돌아온 64위의 용사들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개천지역 등에서 북·미가 공동발굴해 미군에서 감식을 통해 한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유해 봉환행사에서 64위의 6.25 참전 국군 전사자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고국으로 돌아온 64위의 용사들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의 함경남도 장진·평안남도 개천지역 등에서 미국과 북한이 공동발굴해 미군에서 감식을 통해 한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건군(建軍) 제70주년 국군의날을 맞은 1일 지금까지의 대북 '무장해제 식' 정책 이행과는 궤를 달리하는 '안보 수사(修辭)'를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국군의날 경축 오찬 연설에서 "우리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기에 어느 때보다 '튼튼한 국방'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힘이 있고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을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국토 수호에 대한 우리 군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남북은 땅과 바다, 하늘 모든 곳에서 적대행위를 끝내기로 결정했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와 서해에서 실질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도 마련했다"고 평양선언 부속 군사합의를 치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평화를 만드는 원동력은 강한 군(軍)이며, 강한 군대를 뒷받침하는 힘은 국민의 신뢰"라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국방 개혁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군대가 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달 평양에서 남북 정권이 합의한 군사합의가 '한국군만 무장해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유민주진영 비판을 반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가 개입해 서해 훈련중단구역을 북방한계선(NLL) 최북단 기준 북측에 35km나 추가 양보하고 '등거리 양보했다'는 식으로 청와대가 사실과 다른 브리핑을 했다가 들통나는 등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에 관해서는 "한미동맹 역시 한반도 평화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외 미군 기지인 평택 기지에서 한반도 평화 수호자의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하며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주둔 필요성을 긍정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6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64분의 유해를 영접했다"며 "평화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은 끝까지 잊지 않고 찾아내고 기리는 일이며, 정부는 아직 이름 없이 잠들어 계신 국군용사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봉환한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 함경남도 장진·평안남도 개천 지역 등에서 미국과 북한이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하와이에서 한미가 공동으로 감식한 결과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들이다.

유해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하와이에 있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직접 인수해 하루 전 국내로 송환됐다.

문 대통령은 고국으로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를 향해 거수경례로 예를 표한 다음 참전용사 대표들과 헌화·분향했다. 

'호국용사의 영(靈)'이라고 적힌 국군 전사자 유해 64위에 일일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한 다음 묵념했다.

북한 지역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는 2012년 5월(12위), 2016년 4월(15위), 올해 7월(1위)에 이어 네 번째다.

이 중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2년 첫 행사에 이어 두번째이며, 대통령이 일일이 참전기장을 수여한 사례로는 처음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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