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미국 기업들 고부가 가치 단계에서 거대 이익 얻고 있어"
왕이 국무위원 "문제 직면할수록 양측 확고하게 협력하는 방향가야"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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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 교역 관행 비판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이에 중국의 관영 언론도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미국이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상품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한지 하루 뒤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개방을 악용해 상품을 덤핑하고, 자국 제품에 보조금을 주고, 자국 통화를 조작해 미국에 불공정한 이득을 취했다며 중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또 정부 주도 산업계획과 국유기업을 이용해 자기들에 유리하게 시스템을 조작하고, 강제 기술이전과 지재권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이 모든 철강 일자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00만개 제조업 일자리와 6만개 공장을 잃었다며, 더 이상 그런 악용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있은 직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 논평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불공평 무역, 경제 침략, 지식재산권 침해, 국가자본주의 등으로 무역에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은 사실이 아닌 이유를 근거로 중국에 관세를 계속해서 부과하고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문은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하이테크 제품 역시 대부분이 노동집약형 제조업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사실상 미국 기업들은 설계, 부품 공급, 판매 등 고부가 가치 단계에서 거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주권'을 강조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 주권이 미국 주권만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최근 미국은 국제체계의 중요한 규칙을 훼손하고 다자주의에 심각한 충격을 줬다"고 주장했다. 

관영 언론들과는 다르게 중국 고위 관료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저자세를 보였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왕이(王毅) 국무위원은 지난 24일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와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에 직면할수록 양측은 확고하게 협력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은 무역 흑자를 추구할 생각이 없으며 협상을 통해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25일 "지금 미국이 이렇게 큰 규모의 무역 제한 조처를 한 것은 칼을 들고 다른 이의 목에 댄 격"이라고 말했다.

푸쯔잉(傅自應)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는 중국이 아직 미국에 정면으로 맞설 수준에 닿지 못한 '가난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쌍방 간 무역이 평등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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