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보고 흥분한 文 강력비판
"北은 강제된 동원사회, 공산주의 체제라도 저렇게 될 수 없다"
"인간을 완전한 기계 부속품으로 자맞추는 北 집체, 볼때마다 질식할 것같다"
"北 매스게임에 흥분, 관광상품화 운운하던 황석영·조정래·박원순과 똑같아"
"인건비를 준다면 누굴 주나. '노예들의 군무' 기획한 김정은 호주머니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 과정에서 북한 주민이 대거 동원된 대(大)집단체조를 직접 관람하면서 들뜬 표정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한 데 대해, 정규재 펜앤드마이크(PenN) 대표 겸 주필은 "문 대통령이야말로 도덕적 감수성과 인간성 부재(不在)를 드러냈다. 미학적 수준은 백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규재 대표는 20일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 영상칼럼 <나는 문재인을 부끄러워하게 되었다>를 통해 "문 대통령이 그 어마어마하게 동원된, 학생들이 기계처럼 돌아가는 집단체조를 보고 감동받아 어쩔 줄 몰라하는 것같던 표정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정 대표는 "북한은 동원사회이기때문에 각 단위별로, 직장별로 동원돼서 누구는 순안공항에 나가고, 누구는 길거리로, 동네마다 배치가 돼서 나간다"며 "행사가 열리기 수시간 전부터 비표를 받고 출석체크를 하고 몇시간을 서서 기다리고 박수를 쳤던 주민들에게, 또 능라도 경기장에서 집체연극 카드섹션을 벌였던 수많은 어린 아이들에게 참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북한은 동원사회이고, 어마어마하게 동원이 된다"고 거듭 상기한 뒤 "자유가 없는 사회라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면서 "그런데 대한민국의 문 대통령은 소위 '민주화 투쟁'을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민주화 투쟁이란 건, 말 그대로 '개인의 자유'를 초점으로 하는 것이다. 그 투쟁을 했던 분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 투쟁했던 건 '동원하지 말자'는 거였다"면서 "그런데 문 대통령은 어마어마하게 동원된 학생들이 기계처럼 돌아가는 집체를 보고 감동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저는 정말 집체 연극을 볼 때마다 '인간들을 저렇게 모아서 완전한 기계 부속품으로 만들어 내 짜맞추는' 북한에 질식할 것 같다"며 "강제노동의, 강제된 사회. 모든 것을 당과 국가의 명령에 의해 인간은 부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공산주의체제도 저렇게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그런 체제를 볼 때마다 저는 충격을 받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간혹 박원순(現 서울특별시장)도 그렇고 황석영도 그렇고, 심지어 예술가를 자처하는 자들 중 그 태백산맥을 썼던 조정래 같은 작가도 저 어마어마한 '노예들의 군무'를 보고 감동받아 흥분해서 얘기하는 수준을 제가 봤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걸 보고, '문 대통령이야말로 도덕적 감수성은 없다, 미학적 수준은 백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미학적 수준이 백치, 또는 도덕적 감수성이 땅바닥이라고 하는 얘기는 저로서도 얘기를 안할 수도 없고 참 답답하다. 그런 얘기를 하기엔 저 자신도 딱하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은) 하나의 얄팍한 감동은 있어도 도덕의 원천, 고통의 원천에 대한 성찰이 완전히 부재하다"며 "조정래, 박원순같은 사람들은 평양에 가서 무슨 '(매스게임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같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도대체 10만 어린이들을 동원해서 체조하는 매스게임을 보고 '관광상품' 이야기를 하다니, 인간이 아닌 노예들을 만들어서 하는 '노예들의 군무'를 보고 그 외양의 번지르르함에, 무대의 화려함에 감동받았다니"라며 "그럼 그들에게 어느 정도 인건비를 줘야 하나. 돈은 누구에게 줘야 하나. '노예들의 군무'를 기획한 김정은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나"라고 반문했다.
정 대표는 "그 (매스게임에 동원된) 아이들은 모조리 몇 시간씩 화장실을 못 간다. 기저귀를 차고 오는 애들도 있다고 한다"며 "매스게임용 판 하나 들고 있는 게 빠지면 안 되니까 화장실을 못 가서 애들이 방광염에 걸리고 겨울엔 동상에 걸려 엉망진창인 것"이라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자기가 북한에 가서 그 '노예들의 군무'를 보고 호텔에 들어와 '화려하게 막 돌아가는 (매스게임) 이면에 아이들이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호텔에 가서 밤잠을 못 자고 울었다'고 하더라"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그 '빛나는 조국(9.9절 계기 집단체조의 제목)'이라는 걸 보고 문 대통령이 (나온) 화면을 보면 정말 인간성의 부재를 느낀다. 감동을 느꼈다는 문 대통령의 찬사는 우리 시대의 '문학적 지성'이라고 하는 게 얼마나 무참하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같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그 감동에 겨운 황송해 마지않는 표정이란 게 정말 놀라운 것이다. 부디 북한주민 중에 대한민국 수준도 저거밖에 안 되느냐, 절망하는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