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대통령 전용기 동승...靑관저서 잤다"...사과도,정정도 없는 채널A
채널A, 뒤늦게 왜곡·과장 보도 쏟아내며 박 前대통령과 최순실 관계 부각
김남준, 보도 전 靑해명에도 불구하고 '"최순실 1호기 동승" 증언' 보도 강행
정체불명의 관계자 증언을 '최순실의 정책 개입'으로까지 과도하게 해석
오보로 밝혀지자 채널A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슬그머니 삭제
이상희, 확인 불가능한 증언으로 '최순실 관저 출입' '최순실, 관저에서 자기도 했다' 보도
김의태, '기재부, 崔관련 예산 전수조사' 오보...미르·K스포츠에 지원 예산이 ‘최순실 예산’?
차은택이 박근혜 대통령의 '보안 손님'이란 채널A의 선정적 보도도 오보로 밝혀져

[사진-채널A 공식 유튜브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변’ 당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폐해는 심각했다. 특히 2016년 10월 JTBC가 이른바 '태블릿 PC 보도'를 내보낸 뒤 각 종편은 뉴스와 시사토크 시간 가릴 것 없이 저널리즘의 최소한의 기본도 무시한 '쓰레기 보도'를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종편들이 하루종일 내보낸 함량미달 보도는 국민 여론을 왜곡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동아일보 계열 종편인 채널A는 JTBC 보도 이후 본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개명 후 이름 최서원)를 엮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데 가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채널A는 명백한 대형 오보나 확인할 수 없는 일방적 과장 보도를 잇달아 내는 치명적 잘못을 저질렀다. 종편 가운데 '딱 떨어지는 거짓보도'는 JTBC에 이어 채널A가 가장 잦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11월 15일 채널A는 저녁 메인뉴스 시간에 “지금부터 아무런 공식직함도 없는 민간인 최순실 씨가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를 무시로 타고 다녔다는 의혹 관련 뉴스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라며 “채널A가 확보한 증언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당시 전용기에 동승했습니다. 청와대 관저도 모자라 순방 시 공식집무실 격인 전용기내 대통령의 업무공간까지 파고든 셈 입니다”라는 앵커멘트와 함께 김남준 기자(이하 경칭 생략)의 <“최순실, 대통령 전용기 동승” 증언>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한 김남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순방을 할 때 대통령 전용기에서 최순실 씨를 봤다"며 "이전에도 몇 차례 최순실 씨가 대통령 전용기에 타고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안다"는 이른바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정체불명의 청와대 관계자의 ‘대통령 전용기에서 최순실 씨를 봤다’, ‘해외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안다’라는 두 마디 말이 전부였지만 채널A는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한 외교, 안보, 대외 경제 정책에까지 개입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사진-채널A 공식 유튜브 캡처]

김남준의 보도는 악의적이었다. 이른바 ‘최순실 1호기 탑승’ 보도 전 채널A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을 요구했다.

채널A의 요구에 당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과 경호실에 탑승자 명단을 확인한 후 “탑승자 명단에 최순실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대변인은 1호기에 탑승하려면 보안패스가 필요하며 비행기 어디에서도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있을 수 없을 뿐더러 70여명의 취재기자들의 좌석통로를 지나다녀야하는 비행기 구조상 동승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채널A 기자 역시 당시 이란 순방에 함께 갔다.

이어 청와대는 채널A에 이른바 ‘최순실 1호기 탑승’ 의혹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근거를 달라고 요청 했지만 채널A는 전화 한통 없이 그대로 확인도 안된 의혹만 대대적으로 보도해 '박근혜 죽이기'에 열을 올렸다.

청와대 경호처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경호처 홈페이지 캡처

채널A는 해당 기사를 두 꼭지로 나눠 보도했지만 청와대 입장에 대해선 기사 마지막에 ‘청와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다’고만 구색맞추기에 그쳤다.

채널A 김남준의 <“최순실, 대통령 전용기 동승” 증언>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현재 채널A 홈페이지에서 검색되지 않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에서도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문제의 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지자 채널A는 명백한 오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기사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펜앤드마이크(PenN)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김남준의 보도 의도와 해명을 듣고자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8일 오후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최순실, 대통령 전용기 동승" 증언 보도 유튜브 댓글 [사진-채널A 공식 유튜브]
"최순실, 대통령 전용기 동승" 증언 보도 유튜브 댓글 [사진-채널A 공식 유튜브]

 

이보다 앞서 2016년 11월 1일 채널A는 <“최순실 청와대 관저서 잠까지 잤다”>는 기사(이상희 기자)도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확인 불가능한 당시 '여권 관계자'의 "지난 2013년 초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최순실, 정윤회 씨가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의 차량을 타고 관저에 드나들었다"는 증언과 전직 청와대 고위 인사의 "최순실 씨가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을 만난 뒤 잠을 자기도 했다"는 증언뿐이었다.

이어 다음날 채널A는 “최순실 씨가 청와대를 무시로 드나들었을 뿐만 아니라 관저에서 잠까지 잤다는 증언, 채널A가 단독으로 보도했는데요. 청와대로 들어간 3개의 침대 중 최 씨가 이용한 침대는 어느 것이었을까요?”라는 앵커의 멘트와 함께 <침대 2개는 청와대 관저로 갔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채널A는 최순실의 청와대 출입 의혹과 청와대가 구입한 침대를 엮어 최순실이 침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보도에서 채널A 기자 이상희는 “(침대 두 개중 하나가)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의 차량 뒷좌석에 탄 채 검문검색을 거치지 않고 청와대 정문을 통과한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침대”라며 “전직 청와대 고위 인사는 "최 씨가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을 만난 뒤 잠을 자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침대 3개를 들여놓은 이유가 최순실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또 한번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부각한 것이다.

채널A 보도 캡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 오보·괴담 바로잡기

두 건의 보도는 모두 ‘전직 청와대 고위 인사’라는 확인할 수 없는 인물의 주장을 근거로 작성됐다. 그러나 해당 보도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침대 3개 중) 1개는 이명박 정부 말에 구입했던 것이고, 1개는 (대통령이 휴가를 갔던) 저도로 갔고, 나머지 1개는 지금 대통령이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최순실 관련 예산 전수조사'와 기재부 해명
'기재부, 최순실 관련 예산 전수조사'와 기재부 해명

2016년 10월 26일 채널A는 “최순실 예산에도 대대적인 메스가 가해질 것 같다. 미르, K스포츠 재단에 정부 예산이 지원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획재정부는 정부 전 부처를 대상으로 두 재단에 얼마나 예산이 흘러들어갔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지만 이 또한 오보로 드러났다.

해당 기사를 취재한 채널A기자 김의태는 “기재부는 이외에도 미르, K스포츠 재단에 흘러들어간 정부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 모든 부처의 예산집행 내역을 구체적으로 조사 중이다”라고 전했다. 어떤 근거로 기재부가 이른바 ‘최순실 관련 예산’을 전수 조사 하고 있다는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기재부가 뒤늦게 예산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날 기재부는 “기획재정부는 채널A <기재부, 최순실 관련 예산 전수조사> 제하 보도 관련, 언론에서 보도한 전수 조사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채널A는 미르, K스포츠 재단에 지원된 정부 예산을 ‘최순실 예산’으로 보도하며 ‘정부가 미르, K스포츠 재단에 지원한 예산은 ‘최순실 예산’이다’ 라는 프레임만 내놓았다.

이밖에도 채널A가 '탄핵 정변' 과정에서 쏟아낸 보도 중 차은택이 박근혜 대통령의 '보안 손님'이란 선정적 보도, 건설업계가 만든 사회공헌재단을 '제3의 미르 재단'으로 몰아붙인 보도 등도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대형 '가짜 뉴스'와 관련해 물론 해당 보도를 내보낸 취재기자들이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저 정도로 비중있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기사라면 보도 분야 간부들이 사전에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게이트 키핑'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거나 혹은 당시 분위기에 휩쓸려 간부들이 오히려 '가짜 뉴스' 양산을 방조하거나 팩트가 부실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타격을 미칠 보도를 독려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채널A는 잇단 치명적 오보나 과장보도에 대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사과한 적도, 제대로 정정보도한 적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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