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정한 때는 지난해 가을이었다. 겨울이 시작되는 황량한 계절에 나는 사진 작가인 남편과 함께 취재 길에 나서기 시작했다. 기획 초기 우리 부부는 12년 전 첫 저서 작업을 시작할 때 나눴던 것과 똑같은 대화를 나눴다.“그 옛날 이야기에 사람들이 과연 새삼스럽게 흥미를 가질까? 모두 그 얘기가 그 얘기 아닐까?”물론 이 대화는 대부분의 저서를 기획할 때마다 나누는 대화였다. 대화 끝에 우리는 다음의 결론을 내리며 작업에 착수했다.“같은 콘텐츠라도 접근 방법, 그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구성과 문
달력을 보니 차기 대통령선거가 3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미 정치권은 물론이고 모든 미디어들도 온통 대권향방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주주의는 30% 정치 열성층과 30% 무관심층으로 구성되었을 때 가장 이상적이라는 주장에 비추어보면, 분명 우리나라는 정치과잉국가임에 틀림없다. 광화문 촛불시위에 수만·수십만 군중이 모이고 정치적 요구인지 주장인지 모를 청와대 청원 게시판 글에 동의하는 숫자가 삽시간에 수만이 넘어가는 나라다. 윤석열을 소재로 한 책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난립하는가 싶더니 사실관계도 맞지 않고 표현도 정제되지
티비에스(TBS)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돌연변이적 언론인으로 불릴만한 김어준에 의해서이다. TBS는 TV와 라디오 매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TBS의 유명세가 청취율이 높은 라디오 FM 프로그램 덕분(?)이라는 것은 씁쓸하다. 방송은 흥행산업이다. 필자도 PD 출신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면 섭외하고 싶은 퍼스낼리티이다. 더구나 그 퍼스낼리티가 기업의 높은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면 그에 상당하는 출연료도 지급할만하다. 이제 TBS 라디오 FM이 교통방송이기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이란 게 있을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추행 사건엔 침묵하다 못해 장례식장에 조화까지 보내며 가슴 절절하게 추모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6.25 전쟁 전사자 등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에 뜬금없이 성추행을 당한 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중사 사건을 사과했다.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건이기에 대통령이 사과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사과한 때와 장소가 부적절했다는 부분이다. 순국선열을 기리고 나이 지긋하신 독립유공자 분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1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직전, 랠프 퍼켓 2세 예비역 대령에 대한 6.25참전용사 명예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였다. 그런 훈장수여 행사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전례가 없었다. 6.25 참전 당시 퍼켓 중위는 청천강 유역 전투에서 밀려드는 중공군에 맞서 싸워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지킨 전설적 인물이다. 퍼켓 대령과 함께 양 정상이 무릎을 꿇고 찍은 사진 한 장이 정상회담의 의미를 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1만7000여 자에 달하는 장문의 공동성명은 문재인 취임 이후 북한과 중국에 대한 지나친 경사로 헝클어진 한미동맹
“가족은 광장에서 목에 칼을 차고 무릎이 꿇린채 처형을 기다리는...”“살수들은 신이 났다. 도끼를 내리쳤고, 칼을 휘둘렀다. 활을 쏘고 창을 던졌다...”“수십 개의 칼날이 몸 속으로 계속 쑤시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끔찍한 절통(切痛)이었다...” 무협지의 한 장면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법무장관을 지낸 사람이 쓴 회고록에 나오는 문구들이다. 그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했다. 법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좌우 균형을 잃은 글이 대부분이었기에 폴리페서라는 비판을 받았고, 그때마다 ‘앙가주망’을 말하며,
문재인이 바이든을 만나 원전 수출을 같이 하는 데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한다면서 다른 나라에는 수출하겠단다. 탈원전을 해야 할 만큼 해로운 거라면 남에게도 팔아서는 안된다. 반면 남에게 팔아도 될 만큼 괜찮은 거라면 국내에서 탈원전을 할 이유도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한국인은 원자력 덕분에 풍부한 전기 혜택 누려왔다한국은 전기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
초등학교 페미니즘 의식화 교육 드러나다지난 5월 5일 그것도 어린이날에 드러난 교사단체로 추정되는 이들의 비밀 웹사이트 운영은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 수사기관, 여야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문제의 웹사이트에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페미니즘 세뇌교육을 시키기 위한 상세한 방법론과 행동 요령 등이 게시돼 있었다.사태의 발단은 익명의 이용자가 여론조작용(퍼나르기) 글을 한 사이트에 게시물로 올리다 실수로 웹사이트 주소를 노출시키며 발생하였다. 웹사이트의 게시물들은 눈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들이었다. 이 사이트는 구글 웹
서울중앙지검이 녹색당과 경주환경운동 연합 등의 단체가 2020. 11.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감사하여 의법 조치한 최재형 감사원장과 감사관들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1부(부장 양동훈)에 배당하여 수사하도록 한 사건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미 6개월 전에 수사에 착수했던 사건으로 “고발조치가 이뤄진 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며, 감사원장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호들갑 떨지 말라”고 하고, 여기에 당사자인 최재형 감사원장 자신도 감사원 대변인을 통해 “고발에
요즘 들어 특히, 정치라는 영역에서의 ‘예측’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장직 사퇴 이후 지난 10여 년간의 모든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며 작년 총선에서는 고민정 의원에게마저 패한 오세훈 시장이었다. 그러나 ‘단 3명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치렀다’ 한탄이 나올 정도의 열악한 캠프로 서울시장 본선에 뛰어든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단 3개 동’에서만 근소하게 졌을 뿐 모든 구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압승하며 국민의힘에게 2016년 탄핵 이후 첫 승리의 기쁨을 안겨줬다. 출구조사 발표 당시의 오세훈 시장의 표정은 그를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둔 여야의 정치 일정의 진행은 대선을 통한 정치적 변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면서 각종 정치적 논의가 촉발되고 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나 세대 교체 논의가 각광을 받는 것은 그동안의 보수 진보 또는 중도라는 정치 진영을 전제로 한 세력 구도가 퇴락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진영으로서의 보수 진보의 대립 구도라는 설명이 지금의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울 뿐 더러 현실에 대한 타개책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정치적인 설득이 어려운 것 같다. 정치적 지향이 보수와 진보 그리고 중도로 간단히 구분되지 않고 다른 가치와
지난 해 12월 29일 공포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법’은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확보한 집권여당의 대표적인 입법폭주 사례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이라고 지칭되는 이 법은 남북합의서 위반행위의 하나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통일부장관의 승인 없이 대북전단을 살포하여 국민의 생명ㆍ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에 위반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 법의 시행일인 3월 30일 이후 지난 달 30일 자유북한
광주 5·18이 올해로 41주년을 맞았다.여·야는 5·18 메시지를 두고 설전(舌戰)을 주고받았다. 윤석열 전(前) 검찰총장은 "어떤 형태의 독재·전제(專制)이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며 5·18의 자유민주주의적 성격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5.18정신을 북한에 전파하자"고 했다. 김영환 전 의원은 "오월 광주가 정치인의 전시공간이 되었으며, 오늘 외지(外地)에서 모여 고개를 숙인 자들은 그날 대체로 침묵한 자들"이라는 표현으로 날선 비판을 가했다.여권은 격하게 반응했다. 민주당 정청래,
한국에서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한미동맹은 미증유의 위기를 맞았다. 한미동맹 위기란 미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전략과 동북아 전략에서 한국이 동반자가 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한국에게는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줄 나라가 없음을 의미한다. 동맹의 위기를 불러온 4대 요인으로는 미·중 신냉전, 북한의 동맹 이간, 트럼프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문재인 정부의 친북(親北)·친중(親中)·반일(反日)·탈미(脫美) 정책 기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한국 정부의 좌파적 수정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우리보다 못한 자들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 4년만큼 이 경구를 사무치게 실감한 적도 없다. 그러나 막상 관심을 가지자니 암울해지는 것이 그 대안이라는 존재가 너무나 허술하고 부실하다는 것이다. 어쩌랴.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너무 짧고 정치실험을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것을. 지난 서울과 부산 선거에서 보았듯 거대 양당 정치가 아닌 제 3의 길은 아직까지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의 힘 당대표 선출을 지켜봐야 하는 심정은 복잡하고 심란하다. 하나같이 통합이 어쩌고 정권 심판
이른바 '욱일기(旭日旗) 이슈'가 뉴스에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4일 3.1운동 정신을 왜곡하거나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고무하는 행위, 욱일기 또는 이를 상징하는 군기(軍旗)나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역사왜곡방지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5월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 국회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논평을 삼가겠다"면서도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해 욱일기 게시(揭示)가 정치적 선전이 되지 않는
성은 인격을 통해 표현된다.인간의 성은 짐승과 다르다. 짐승의 성행위는 본능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지만, 인간의 성은 인격적이고 도덕적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격은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부끄러운 것을 부끄럽게 여길 줄 아는 양심이 있다. 선악을 구별하는 도덕성을 추구하고 이성적 사고와 금지된 욕망을 절제하는 능력이 있다. 동물들도 부끄러운 행동을 했을 때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그렇다고 동물에게 인격이 있다고
여당의 역사왜곡방지법 발의의 배경과 주요 내용5월 13일 여당 김용민 의원의 대표발의로 ‘역사왜곡방지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다. 법안의 제안 이유로는 헌법 전문에서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고 선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거나 관련 역사에 대한 왜곡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한 현실에서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국가의 존엄을 유지하고자 역사왜곡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에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
윤여정과 돌리 파튼영화 ‘미나리’의 오스카 상 수상에서 사람들이 제일 놀란 것은 윤여정의 나이 74세였다. 70세 넘어까지 배우를 한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나이에 세계적인 영화상을 수상했으니 더욱 더 놀라운 일이었다. 예전엔 여배우라면 20대부터 시작해 기껏해야 40대 초반까지 활동하는 직업이었다. 드라마 에 출연할 노년의 배우가 없어서 김수미가 32세 때부터 할머니 역을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젊을 때 예뻤던 얼굴이 늙어서 추해진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여생을 은둔으로 보내는 여배우도 흔했다. 금발에 푸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약 30년이 지났으며, 양국은 100년간의 단절 이후 서로에 대한 인식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가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동북공정사업, 사드관련 중국의 경제보복조치 및 ‘3불(不)’ 강요, 우리 대통령의 ‘한중 운명공동체’ 발언 등이 그 것이다.양국관계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