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2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의 공통점은 ‘미국발(美國發)’이라는 사실이다.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뿌리는 클린턴 대통령이 주창한 ‘자가소유사회’(自家所有社會)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시민이면 누구나 집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인 것이다. 당시 유색인종이 집을 사면, 지역 정치인들이 축하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당시 연준의장은 그린스펀(Greenspan)으로 당시 상항은 ‘골디락스’로 묘사되었다. 인플레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안정적 성장을 이뤄낸 황금기라
서훈·박지원 전 국정원장들이 2019년 북한 어민 강제북송과 관련하여 고발당하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면서 국정원 개혁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원은 박정희 정부 시절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여 전두환 정부에서 ‘안전기획부’로 개칭되었다가 김대중 정부에 이르러 현 명칭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흑역사를 기록해왔다. 박정희 시절 중정은 유신체제를 보위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고, 전두환 시절 ‘남산’도 체제에 비판적인 정치인, 시민, 언론인, 지식인 등을 혼내주는 무서운 곳이었다. 권위주의 시대
달이 차면 기울 듯이 권력이 정상에 이르면 내려와야 한다. 주역에서 용이 하늘 높이 오르다 보면 후회하게 된다(亢龍有悔)는 말이 있는데 같은 의미다. 교황의 권력도 한 때 절정에 올랐지만 곧이어 맥없이 추락했다. 1292년 니콜라이 4세 교황이 선종하고 다음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가 열렸으나 추기경단 내의 계파대립으로 27개월이나 선출이 지연되고 있었다. 산속에서 수행을 하고 있던 수도승 피에트로까지 답답함을 느끼고 '교황을 빨리 뽑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편지를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에게 보냈다. 그
폴 크루그먼이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라는 수식어가 늘 붙는다. 노벨상을 수상했던 것도 명성에 힘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2류 경제 평론가이거나 3류 정치평론가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부보다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알린다. 그리고 이 저명한 좌익언론사에서 아무렇게나 좌익적 글을 써댄다. 이 크루그먼이 근래 뉴욕타임즈(NYT)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나는 틀렸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고 해서 화제다. "내가 틀렸다(I was wrong)"는 제목의 글을 뉴옥타임즈
개혁은 이끌고 가는 것이지 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끌려가는 것은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개혁을 주도하는 특정 집단이 힘을 얻으려면 먼저 내부적 합의와 외부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내부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때마다 내부적 갈등과 합의 도출에 에너지가 소진되어 한 발자국 나가기도 벅차진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는 것이 내부적 합의를 통한 동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적은 수일지라도 뜻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를 이룰 때 강력한 추진력이 발생한다. 뜻이 달라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은 초기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와 유럽간의 극한 대립이 예기치 않게 물류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EU, NATO가 러시아와 제재전쟁(Sanction War)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사실상 유럽과의 디커플링을 선언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와 기타물품에 대해 금수조치를 취하고 군사적 대치를 이어가면서 기존의 물류항로는 상당히 불안해졌다. 러시아는 이에 따라 발틱해와 북대서양, 지블롤터 해협, 수에즈 운하를 잇는 기존의 물류라인을 대체하는 INSTC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2020년 5월 16일 러시아, 이란,
드라마가 좋으면 작가의 전작前作을 찾아보게 된다. ‘나의 해방일지’를 재미있게 봤고 예전에는 뭘 썼지 궁금해졌다. 해서 보게 된 게 ‘나의 아저씨’다. 보신 분도 있겠지만 미시청자도 계실 것이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몇 장 먼저 보여드린다.주인공인 이선균에게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공부 라이벌이었던 박해준이 있다. 그는 세사에 흥미를 잃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머리를 밀어버린 인물이다. 극중 이름이 ‘상원’인데 별로 특이한 이름도 아니고 해서 흘려들었다. 그런데 어느 회인가에서 그의 성이 나왔다. 윤씨였다. 그러니까 윤상원이
1. 사형제 위헌론과 폐지론의 구별 필요성형법의 유형 중에서 사형은 가장 강력한 형벌일 뿐만 아니라,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형벌이기도 하다.한동안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법전으로 알려졌던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뿐만 아니라, 이보다 3세기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진 우르남무 법전(Code of Ur-Nammu)에서도 살인에 대해서는 사형에 처하도록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사형제도의 역사는 길다. 그러나 응보형이 보편적이던 시대와는 달리 교육형이 보편화되면서 사형제도의 존폐는 세계적으로 날카로운 논쟁의 대상이다
철인정치는 허구이며, 유토피아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세 유럽의 천년은 오랜기간 교육과 훈련을 받은 교황들이 군대도 없이 질서를 유지하고 도덕을 고양했다. 이들이 철인 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훌륭한 통치와 재정개혁을 이루어낸 교황으로 요한22세가 있었다. 그는 1245년 프랑스 카오르에서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카톨릭 사제가 된 후 정상까지 올라갔다. 카톨릭 교회의 특이한 민주주의 덕분이었다. 아비뇽 유수를 시작한 클레멘스 5세가 죽자, 이태리 출신 교황을 옹립하려는 움직임과 이에 대한 프랑스
독일은 고도의 중앙 집중적 세계관을 갖는 비자유적, 그리고 조직사회론적 국가다. 2차 대전 이후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버트런트 러셀은 아예 이라는 책을 쓰면서 19세기의 대립 혼융되던 두 정신을 영국·미국과 독일로 상정하여 명징하게 비교했다. 헤겔 이후 독일 정신은 독일의 급속하게 진행된 후진국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렇게 히틀러로 귀착되었다. 오늘날 히틀러는 한낱 금기어에 지나지 않지만 독일에서 히틀러를 제외하면 그 엄숙주의 정신사가 제대로 설명될지도 미지수다. 아니 독일 정신의 정수가 바로 히틀러
국제정치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크게 ‘하드 파워(hard power)’와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나뉘어진다. 하드 파워란 전통적으로 국력을 상징해왔던 군사력이나 경제력처럼 가시적인 힘을 의미하고, 소프트 파워는 문화·이념·외교정책 같은 설득과 동의를 통해 얻어지는 힘을 말한다. 소프트 파워 개념은 2004년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가 처음 만든 용어다. 그는 세계를 지배해왔던 미국의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추락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제사회 리더로 군림할 수 있는 힘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 같은 소프트 파워에 있다
올해 가을에 중국에서 개최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3연임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그간 보여졌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시진핑의 3연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시진핑의 3연임 시도는 그간의 관례를 깨는 것으로서 무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의 권력이 확고하여 그의 3연임은 당연한 것으로 관측되었는데, 최근의 상황변화는 중국의 정치정세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이러한 중국 정치정세의 커다란 변화는, 최근 중국의 경제악화 때문이다. 경제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진핑이 추진하고 있는 제로-코로
요즘 광주와 전남 등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의 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평가 작업의 문제의식은 간단하다. 왜 패배했는가, 어떻게 해야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고 다음번 선거에 승리해 권력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인가이다.이는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20년 집권 아니 50년 집권론까지 나올 만큼 자신만만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10년 집권 정도는 당연하게 여겼던 터라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패는 호남에게 거대한 충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의아한 게 있다. 저 질문 즉 왜 패배했는가, 어떻게 해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이단을 박해한 역사는 오래되었다. 아주 옛날에는 제사장이 왕이 되는 신정 일치 시대여서 신성모독인 이단은 당연히 박해 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신교는 박해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인기가 있는 사상이나 숭배대상은 새로운 신으로 받아들이면 되니, 이단의 충격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일신을 표방하거나 명분을 강조하는 사상은 배타성이 강해서 이단을 참지 못했다. 특히 중세 유럽은 이단 박해와 종교재판으로 유명하다. 중세유럽은 사실상 신정국가였고 교황이 힘이 커질수록 이단에 대한 박해는 강화되었다. 교황의 권력이 절정에 이른 인노
최근 민생의 고통지수는 위기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고통지수(misery index)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계산된다. 고통지수는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한 아서 오쿤(Arthur Okun) 예일대 경제학교수가 주장한 지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까지 급등하고 있는데 실업률이 2.8%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고통지수가 8.8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실업률 2.7~ 2.8%는 문재인정부 이래로 지속되어 온 재정주도 단기일자리 양산으로 실제 경제상황보다 낮게
2년 전 7월 10일 백선엽 장군이 타계했다.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하에 계신 백선엽 장군은 아직도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하고 계실 것 같다. 아직도 기회만 나면 자신을 향해 “친일파 민족 반역자”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구한말 격동기에 세계정세의 흐름을 꿰뚫어 본 선각자 윤치호는 “한국인은 10%의 이성과 90%의 감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사실 여부를 따지고 생각하는 합리적 이성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물고 뜯는 동물적 감성에 충만해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한국인들에게 가장 깊게 자
2019년 초 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저자는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 씨이다. 고 한상국 상사는 대한민국의 해상 경계선인 NLL을 지키려고 바다에서 격전을 치르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0년 넘게 ‘공무 중 순직’한 것으로 남아 있었다. 마땅히 받아야 하는 상사라는 계급도 전사 후 13년이나 지난 2015년에나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이 ‘전사자’로 인정받은 것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2017년 연말에 이르러서였다. 하지만 법 적용의
1860년 전후 피폐한 조선 땅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소박한 백성들이 연해주에 정착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였다. 그들을 ‘카레이스키- 고려인’이라 불렀다. 구한말 영국의 여성 여행가 비숍(Isabella Bird Bishop) 여사가 조선을 여행하고 연해주에 건너가서 부지런한 고려인들을 보고 나서, 같은 조선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를 수 있느냐고 기술하였다.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만주 본격 진출로 러시아와 각축이 심해졌다. 이미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연해주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무장투쟁의 본거지가 되었다. 이상설,
언론에서 블랙리스트(blacklist)는 존재 그 자체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요소이다. 더구나 정치적 좌우 진영을 구분하여 이익과 불이익을 준 언론 블랙리스트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면에서 심각한 위헌행위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주요 공영미디어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의해 ‘인사상 불이익과 인격침해’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공영미디어 블랙리스트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고 본다. 공영미디어에서
플라톤에게는 정치에 대해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호선에 의해 공직에 취임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보였다. 무두장이도 선원도 농부도 오랜 훈련과정을 거쳐 어엿한 직업인이 되는데 어떻게 정치행정에 대해서는 아무 교육도 받지 않은 사람이 고위공직자에 오를 수 있느냐고 의문을 품는다. 그 결론이 철인 정치다. 오랜 교육과 훈련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에 걸렸을 때 미남이나 말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면허가 있고 치료기술이 좋은 전문의를 찾는다. 국가가 병들었을 때 가장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의 봉사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