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11월에 100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그는 미국의 2명 대통령 하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했고 12명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에게 외교정책을 조언하면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의 외교업적 중에서 특히 미중관계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그의 사망은 미중 협력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키신저는 미중 협력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인물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신냉전의 원인의 일부는 그에게서 기인한다. 그는 ‘피상적인’ 미중 우호관계를 주장하여
외국 보이그룹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짧은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갔다'고 화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글로벌 인플루언서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독일의 5인조 보이그룹 엘리베이터보이즈(elevatorboys)는 지난해 12월 15일 자신들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릴스(짧은 영상)을 올렸다.이 영상엔 엘리베이터보이즈 구성원들이 제각기 다른 한복을 입고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그런데 영상이 올라오고 난
영미권에서 중국 근현대 미술사의 교과서로 널리 읽혀온 책이 이번에 한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전근대 미술사, 이를테면 조선시대 미술사를 교양 차원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도 동시대 중국과 일본 미술사에 대한 이해는 가히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동아시아 삼국은 큰 시차 없이 유행을 주고받으면서 각자의 처지에 따라 미감을 발전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이는 근대 이후 미술사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하지만 근대화의 방향에 있어 워낙 극과 극으로 다른 좌우파 이데올로기의 굴절을 겪었는지라 중국 근현대 미술사는
예술의 세계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같은 건 없다. 촌구석에서 독학으로 피아노를 쳤든 어릴 적부터 대학교수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든 일단 콩쿠르에 나가면 심사위원들에게는 그거야 나 알 바 아니고다. 잘 치면 1등 못 치면 탈락, 이유 불문 무조건 잘 치는 게 갑이다.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저는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호소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그건 댁의 사정이고요, 하는 냉소 혹은 조소의 시선이다.britain's got talent에 나왔던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을 기억하시는가. 그들의 조건과 외모는 감동을 증폭시켰을
#. 리커창 전 총리의 죽음중국 경제를 시장 주도로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리커창(李克强) 전 중국 총리가 총리 자리에서 밀려난 지 지난 10월 27일 사망했다. 발표에 의하면 그의 사인(死因)은 수영을 하다가 심장마비가 왔다는 것이다. SNS에 건강한 모습이 공개된 지 한 달만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전역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1당 독재에서 시진핑 1인 독재로 변이하면서 철권통치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에게 밀려 야인 신세가 된 리커창이 의문의 죽음 소식이 들려왔다. 지금까지 중국에선
#. 15억 중국인은 어떻게 개인의 자유를 잃었을까?중국의 15억 인구는 어떻게 하늘이 한 개인에게 부여한 천부의 자유를 잃고 공산당과 그 수괴인 1인 독재에 침묵·순종하며 살아왔으며, 지금도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근본적 의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역작이 발간되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역사학과에 재직 중인 송재윤 교수의 3부작 『슬픈 중국』이 그것이다. 『슬픈 중국』 3부작은 충격과 경악 그 자체다. 지금까지 마오쩌둥이 저지른 광기의 학살극을 중국공산당은 ‘대약진운동(The Great Leap Forward)’이니 ‘문화대혁명’
1990년대 후반 그러니까 21세기를 몇 년 앞둔 시점의 일이었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우리말로는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의 세계적인 공급업체가 인상적인 발표를 했다. 자신들이 그해 회계연도를 마무리하면서 단 하루만에 각종 회계 정산을 끝냈다는 것이었다. 자사 ERP 프로그램의 위력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IT전문지 기자로 일하고 있던 나는 그 발표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이 회사 본사가 자사 ERP 프로그램을 사용해 회계 처리를 깔끔하게 끝낸 건 알겠는데, 이 제품을 사용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각종 침체 신호가 나오면서 중국발 경제 위기론이 심상치 않다. 특히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이 잇따라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산업 전반은 물론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16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해 금융시장의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2% 하락 마감했다. 호주 ASX(-1.50%), 일본 닛케이(-1.46%), 한국 코스피(-1.76%) 등의
더불어민주당이 ‘문화대혁명’ 전야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깊어지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내년 총선을 대비한 ‘상왕 체제’ 구축을 위해서 친명세력으로 민주당을 재편하려는 행보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열리는 민주당 정책의원총회가 그 시발점이 될 예정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대의원 투표권 폐지’와 ‘하위 30% 탈락’이라는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가 난상토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혁신위는 현재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1표가 권리당원의 60~70표에 해당하는 등 ‘과다대표’되고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중진국 함정’은 성장동력이 꺼져 고도성장을 이어갈 수 없는 경제상황의 도래를 의미한다.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관변 학자와 관영 언론은 ‘중국의 중진국 함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질투나 서방의 반중(反中) 정서로 치부했다.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예외론’을 신봉했다. 그러다가 중국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장이 2015년 4월 한 포럼에서 “향후 5~10년 이내에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확률은 50% 이상”이라고 시인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중국 경제의 현실적 위협을 인식
기록적인 청년 실업률에 중국 정부가 청년들의 농촌행을 독려하고 나서 제2의 '하방(下放) 운동'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중국산)'에 대해 무역제재 등 일련의 조치에 나서자 외국에 공장이나 법인을 세워 '중국산' 꼬리표를 떼려 하고 있다. 3000만 달러(약 400억원)를 들여 베트남 공장 설립을 추진
문화인류학에서 '타문화는 거울'이란 말이 있다.타문화란 비교문화를 통해 타자를 인식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거울'에 비춰진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 준다.필자는 처음으로 '동아시아 유교의 농도(濃度)'란 개념을 발안했다. 술은 알콜의 농도에 따라 그 내용물을 알 수 있듯이 한중일 유교의 농도를 비교분석해 보면 그 내용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우리는 지금껏 상식적 내지 통설적으로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이란 것을 믿어 왔지만, 그에 대해 무조건 '통설'로
1981년 1월 25일, 중국에서는 이른바 4인방에 대한 공개 재판이 열렸다. 4인방이란 마오쩌둥 주변 인물 네 사람으로서 중국 문화대혁명 동안 권력을 장악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음과 고통에 몰아넣은 자들이다. 마오쩌둥의 아내인 장칭[江靑], 정치국 위원 야오원위안[姚文元], 부주석 왕훙원[王洪文], 국무원 부총리 장춘차오[張春橋]가 그들이다. 지역 간 심한 방언 때문에 피고 등 참석한 주요 인물들이 통역 헤드폰을 끼고 등장한 재판의 모습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보여졌다. ‘죽(竹)의 장막’으로 철저하게 가려져 그 속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초에 그간 3년간 채택하여 왔던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급격하게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새로운 변이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로코로나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 첫째, 그는 “3년간 극단적인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경제 악화를 초래하고 인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끼친 후에야 이제 여타 국가들이 겪은 과정을 왜 그대로 따라가느냐 하는 의문”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둘째, 그가 제로코로나 정책이 중국식의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쳤다. 이는 문화대혁명(1966∼1976) 마지막 해인 1976년(-1.6%)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극심했다는 평가다.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022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2020년 2.2% 성장률과 더불어 역대 최악의 성장률이다.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작년 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한 바 있지만 이에 크게 미달했다.
시진핑: "동의하는 대표는 손을 들어주세요(同意的代表请举手)."(전원 거수) "동의하지 않는 대표는 손을 들어주세요(不同意的请举手)."(없음)"없습니다(没有)" "없습니다(没有)"시진핑: "없습니다. 통과(没有.通过)."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이어졌던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핵심' 장면은 폐막식의 거수 투표였다. 명목상으로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205명이 차기 당 중앙위원회 위원의 선출 찬반여부를 묻는 투표였지만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짓는 과정이었기 때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배
베이징 다리에 중국 시진핑 주석을 '독재 매국노'라고 지칭하고 중국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중국 공산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있는 베이징에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소식이 외신에도 퍼져나가는 등 국제적 눈길을 끌고 있다.베이징에 등장한 현수막은 총 두 개로 하나는 시 주석에 대한 비판, 나머지 하나는 중국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전자는 한 문장으로 되어 있으며, 후자는 '不要△要▲' 형식으로 돼 있다. 즉 '△는 필요치 않고 ▲를 원한다'는 문장 구조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좌파정당의 특징 중 하나는 잘 못을 저지르고도 반성이나 궤도수정이 드물다는 점이다. 대약진운동으로 수 많은 인민들의 사유재산을 약탈파괴하고 인민들을 인민공사라는 집단농장에 수용해 집단노동을 시킨 결과 수천만명이 아사한 중공의 ‘대약진운동’ 이후에도 반성은 커녕 ‘문화대혁명’으로 더욱 가열차게 유산계급과 유식계급을 색출해 하방시켰던 중국공산당이 대표적이다. 북한도 대동소이하다. 이른바 ‘천리마운동’ 등으로 수백만명의 아사를 초래한 ‘고난의 대행군’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이나 정책기조 전환은 없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참패로 결론이 나 민주당 내에서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하게 부각되던 6월 7일. 대선과 지선의 패배를 두고 '이재명 책임론'을 펴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의 사무실에 조롱성 대자보가 붙습니다.대자보는 홍영표 의원을 두고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이 심각한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면서 중앙치매센터의 공식 상담번호를 굵은 글씨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현충일 기간에 출입문과 복도를 연결해 관계자의 출입을 막게끔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언론은 "이를 접한 친문 지지자들은 SNS에 “어쩜 저리도 이
KBS에서 벌어진 문화대혁명 홍위병의 난동 2편, 이번에는 민노총 취재 기자 파업 투사 편입니다. 보도본부 취재 기자인 B 기자는 1편에서 소개한 A 촬영기자 못지않게 2017-18년 (보수정권에서 임명된) 고대영 사장 해임을 압박하던 민노총 언론노조 KBS 본부의 파업에서 대단한 활약을 합니다. 파업 때 올라온 수많은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서 파업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공을 세웠습니다. 특히 고대영 사장 해임 이후 새로운 경영진 선임을 포함한 격동의 시기에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퇴출돼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지목하는 적폐 감별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