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가 망할 무렵 수많은 망국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뭄이 들어 아무것도 거둘 수가 없었던 데다 백제가 멸망하기 1년 전부터는 믿을 수 없는 재해까지 거듭되었다. “659년 2월 여우 떼가 궁궐로 들어왔는데 흰 여우 한 마리가 상좌평의 책상에 앉았다. 4월 태자궁의 암탉이 참새와 교미하였다. 5월 사비하에서 큰 물고기가 나와 죽었는데 길이가 3장(약 9미터)이나 되었다. 8월 웬 여인이 물에서 떠올랐는데 키가 18척(약 5.5미터)이나 되었다. 9월 궁궐의 홰나무가 울었는데 마치 사람이 곡하는 소리 같았다. 밤에는 궁궐 남쪽
“제 종교는 샤머니즘입니다.”과학 발달이 정점을 향해 가고 AI가 인간을 찜쪄먹게 생긴 21세기에 샤머니즘이라는 원시 종교를 믿는다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누가 아직도 그런 걸 믿느냐, 혹은 우리는 다른 종교를 믿기 때문에 그런 거 따지지 않는다고들 할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이 아직도 샤머니즘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조상의 묏자리 덕이나 탓을 이야기하는 것, 부적을 만들어 몸에 지니는 것, 손(損) 없는 날로 이삿날을 잡는 것 등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샤머니즘적 사고라 할 수
백제 권역을 여행하는 많은 사람이 낙화암이 있는 부여 부소산성을 찾는다. 그곳에는 백제의 마지막 흔적, 의자왕과 3천 궁녀의 전설이 있다. 부소산에 가면 늘 사람들은 묻는다. 의자왕에겐 정말 3천 궁녀가 있었나요?글쎄, 의자왕 시대에 정말 3천 궁녀가 있었을까? 그 궁녀들이 정말 모두 의자왕의 비빈이었을까? 그리고 마지막에 진짜 3천이나 되는 궁녀가 전부 다 낙화암 벼랑에서 강물로 떨어져 꽃다운 생명을 마감했을까?이런 부정적이고 서글픈 의문들을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하는 백제 역사는 그야말로 유감천만이다.다른 좋은 일도 많은데 왜 하
여행객을 인솔해서 역사기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역사를 무척 알고 싶어 하는데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자료가 제도권에 너무도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다. 심지어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사람조차도 역사를 알고 싶다고 말한다.역사란 무엇인가?누군가는 읽은 책을 말하고, 누군가는 연표를 외고, 최근에 본 드라마 내용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동명의 우리 시대 필독서 저자인 ‘에드워드 카’의 주장처럼 ‘과거와 현재의 끝없는 대화’라고 학구적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쉽게 말해 역사란 유적과 이야기다. 역사를 인수분해하면 유적과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