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시]북한군 피살 공무원 유가족 “사건 당시 청와대 행적, 공개해 달라” 상소문

“해경, 발표 때마다 풍향, 파고높이, 수온 등 기초정보 달라...지난 한달 동안 ‘월북 몰이’만” “해경청장과 수사정보국장 해임하고 국방부장관 서욱도 해임하라”

2020-10-28     양연희 기자
이래진 씨가 28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군에 의해 서해상에서 피살당한 공무원 이모 씨의 형 이래진 씨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보낸 상소문을 공개했다.

이래진 씨는 이날 청와대에 전달한 상소문에서 해양경찰청이 동생의 사망과 관련해 기초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월북’으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며 해양경찰청장과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에 대한 해임을 요청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건과 관련해 첫 서면보고를 받은 지난달 22일 오후 6시 36분부터 동생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시신이 훼손된 오후 10시 11분까지 청와대가 국방부와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보고내용과 지시 사항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이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당일 사고 선박의 항해일지에는 풍향이 ‘북풍과 서풍’으로 기록돼 있으나, 해경은 ‘남서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4일 국회의원들이 연평도를 방문했을 때 해경이 발표한 파고높이와 22일 중간발표에서 발표한 파고높이가 다르며, 수온도 다르다고 밝혔다.

이 씨는 “해경은 기초조사도 하지 않은 채 동생을 ‘월북’으로 몰아가기 위해 풍향과 파고높이, 수온 등에 대한 정보를 매번 다르게 발표하고 있다”며 “해경이 지난 한 달 동안 한 일은 오로지 동생의 통장분석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가족들의 명예는 크게 훼손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방부가 시신 소각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국방부장관 서욱에 대한 해임도 요구했다. 이 씨는 “국방부는 동생의 시신이 불태워졌다고 발표를 해놓고 나중에 말을 바꾸지 않나, 동생이 육성으로 월북했다고 말했다고 해놓고 이후 또 말을 바꿔 동생 육성이 없다고 한다”며 “국방부는 사고 한달 동안 말을 몇 번이나 바꿔 유가족의 가슴에 난도질을 했다”고 했다.

이 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유엔 인권위원회와 웜비어 가족들까지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도와주는데 왜 우리나라는 자국민을 이토록 박해하고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무참히 인권을 유린하고 가혹한가”라며 “존경하는 대통령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말씀이 동생 사건에 적용되는지 여쭙고 싶다”고 했다.

이 씨는 문 대통령에게 지난달 2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 군사통신선이 막혀있는 현실”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뤄져야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국방부와 해경, 국정원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 중에 ‘남북 간 통신망이 막혀있다’는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