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출신 '옵티머스' 이혁진, 문재인·임종석 등 화려한 인맥 자랑...게이트로 번진다

2006년 경문협 이사 선출...임종석·송영길 등과 활동 2012년 19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 전략 공천...낙선 2012년 대선서 문재인 후보 캠프 금융정책특보 임명 임종석과 한양대 동기...회사 경영진도 한양대 라인 회사 자문단에 이헌재 전 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2018년 검찰 수사받던 중 돌연 해외 도피...소재파악 안돼

2020-07-08     안덕관 기자
2012년 5월 19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 현장에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있다./이혁진 전 대표 블로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이 회사 전·현직 간부들이 현 정권 유력 인사들과 관계돼 있다는 의혹이 8일 제기됐다. 옵티머스 사태는 정부산하기관 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금을 유치해 실제로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해 5000억원대의 펀드 피해가 예상되는 사건이다.

옵티머스의 전신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2009년 설립한 이혁진 전 대표는 앞서 2006년 3월 정기총회에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의 상임이사로 선출됐다. 이 시기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대 이사장(2005~2007년)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각각 부이사장과 등기이사를 맡고 있었다.

2012년 9월 이혁진 전 대표는 민주통합당 전국청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사진에서 좌측 3번째 인물이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이혁진 전 대표 블로그

이후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민주당 후보로 전략 공천됐지만 낙선했고, 민주당에서 서울시당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또 그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역임했다. 다만 당시 이 전 대표는 전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상황이었는데 전략공천을 받아 정치권에선 의문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공천 및 인선 과정에 당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었던 임종석 전 실장의 역할이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와 임 전 비서실장은 학연으로 얽혀 있다. 이 전 대표는 한양대 86학번 경제학과, 임 전 비서실장은 이 학교 86학번 무기재료공학과 출신이다. 이러한 학연은 옵티머스 경영진 구성에도 이어지는데, 이 전 대표 뒤를 이은 김재현 대표는 법대 89학번이고, 사내이사 윤석호 변호사는 법대 98학번이다.

2012년 4월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혁진 전 대표./김안숙 서초구 의원 블로그

이 전 대표는 2015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AV자산운용으로 바꾼 뒤 2017년 6월 지금의 옵티머스 자산운용으로 다시 변경했다. 이 회사는 환매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을 자문단으로 뒀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자문단을 두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점은 이상하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총 423회에 걸쳐 회삿돈 70억 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조세 포탈, 상해, 성범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18년 3월 22일 돌연 해외로 도피, 잠적했다. 당시 법원은 2심에서 성범죄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검찰은 소재파악이 되지 않는 이 전 대표에 대해 기소를 중지한 상태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해외 도피 당시 임 전 실장과 밀접한 관계였다"며 "국민은 이 사건의 뒷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옵티머스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이 회사 경영진과 정치권 간의 유착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10명가량의 검사가 투입된 이 사건에 20~30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꾸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회사의 김 대표, 2대 주주 겸 대부업체 대표 이동열씨, 사내이사 윤 변호사 등 임직원 3명을 구속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