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7일 김영종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중앙윤리위원장 임명案 의결
당무감사위원장에 황윤원 중앙대 교수…연말 당협위원장 교체로 이어질듯

자료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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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개최한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해 돌직구 질문을 던졌던 김영종 수원지검 검사.(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개최한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해 돌직구 질문을 던졌던 김영종 수원지검 검사.(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지난 2003년 3월10일 평검사들과의 대화 중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였던 검사가 15년여 지나 자유한국당의 중앙윤리위원장으로 발탁됐다.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등을 지낸 김영종 '김영종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영종 신임 윤리위원장은 지난 2003년 수원지검 검사 시절 노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뇌물사건과 관련해 '잘 좀 처리해달라'는 얘기였다. 그때 왜 검찰에 전화를 하셨나"라고 현직 대통령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당황한 노 전 대통령이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맞받으면서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여론에선 30대 검사의 패기를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대통령에게 너무 당돌한 것 아니냐는 기류 역시 있었다.

김 윤리위원장은 사건 이후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제외돼 검사직을 내려놓았다.

자료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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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검찰을 떠날 당시 "검찰의 진정한 봄날을 만드는 데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딱히 한국당에 알고 지낸다고 할 만한 인사는 없다. 다른 로펌 등 법조계에서 추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신의 임명 배경을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 때문에 현 정부와 불편했던 것이 않았냐는 질문엔 "어휴, 그게 언제적 일인데…"라며 "(노무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이나 정부 또는 검찰 조직에 서운하거나 불편한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위원장이라는 직책은 법조인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응했을 뿐, 한국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서도 요청했다면 참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리감사위원장은 당헌이나 당규를 위반하거나 비위행위를 저지른 당원의 징계를 심의하고 의결하는 자리다. 지난해 12월 '막말 논란'을 빚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윤리위 의결로 제명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원 등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은 앞으로 '인적청산' 작업이 본격화하면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의 '칼자루'를 휘두르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한국당은 당의 조직 정비를 책임질 당무감사위원장에 황윤원 중앙대 교수를 임명했다. 황윤원 신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달 중 시작되는 당무감사를 지휘하게 된다. 

정당의 양대 사정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윤리위와 당무감사위의 수장이 결정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그동안 김병준 비대위에서 거리를 두던 '인적청산'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은 추석연휴가 지난 후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착수, 그 결과를 토대로 연말쯤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이다. 이번에 교체되는 당협위원장들은 오는 2020년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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