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7일(현지시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과 집행 문제를 논의한다. 이날 회의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부터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하는 18일 오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긴급회의 소집에는 러시아 등 일부 국가가 대북 제재를 위반을 은폐하고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측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유엔 미국대표부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에 불만을 갖고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고 해석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대북제재를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의 압력으로 수정됐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당시 성명을 통해 "(대북제재위가) 러시아의 압력에 굴복해 독립적이어야 할 보고서에 수정을 가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자국의 대북제재 위반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보고서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러시아가 유엔의 독립적인 대북제재 보고서를 편집하거나 방해할 수 없다"면서 "유엔 제재의 완전한 이행은 모든 회원국의 의무이고,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또한 14일 국무부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약화하려고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측이 보고서 수정에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 제재의 이행이 북한 비핵화 노력에 있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대북제재위가 지난달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이행을 중간 점검하는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보고서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유엔의 수출 관련 제재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는 유엔 제재를 위반한 채 북한으로 들어가는 석유제품의 선박 대 선박 환적이 급증했으며 러시아 선박에서도 일부 제품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이 같은 보고서에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31일 안보리 회의 후 구체적인 반대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보고서의 여러 항목과 작성 과정에 동의할 수 없어 보고서 채택 논의를 중단시켰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러시아는 이후 대북제재위에 보고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러시아대표부측은 보고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정을 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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