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석탄 특종' VOA에 외신기자 카톡방 나가라"...靑 "억측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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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TV조선 "청와대가 VOA 기자에게 '청와대-외신기자 단체 카톡방' 나가달라' 했다"
TV조선 "VOA한국어서비스 기자, 청와대가 프레셔(압박)주는 스탠스 느낌받아"
VOA측 "취재기자의 전임자가 '北석탄 의혹'을 활발히 보도한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
靑 "특정 보도-기자 문제 삼는것 아냐...외신기자 등록 내규에 근거한 것"
靑해외언론비서관 "공용폰은 원칙적으로 단톡방 가입이 안된다는 게 저희 입장"
"문제 제기한 VOA기자 포함 소속 기자 2명 여전히 단톡방 포함돼...억측 보도 유감"
VOA는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매체...한미 정부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제방송국인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한국어서비스 기자가 돌연 청와대 외신기자단에서 사실상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한국 언론이 문재인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권력 굴종적인 태도를 취하는 최근 한국 언론현실에서 VOA는 북한산 석탄 한국내 밀반입 사건과 '판문점 선언' 꼼수 번역 등 현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한 굵직한 기사를 잇달아 보도해 영향력과 인지도가 급상승한 언론사여서 적지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억측보도에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TV조선 뉴스9 화면 캡처
TV조선 뉴스9 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15일 “청와대가 14일 국내에서 취재 중인 미국 매체 미국의 소리(VOA) 방송 소속 일부 기자에게 '보도 지원을 하기 어렵고, 외신 기자들이 가입해 있는 청와대 단체 카톡방에서 나가 달라"고 했다”며 VOA의 외신기자단 퇴출을 보도했다. 이어 해당 카톡방은 청와대 직원과 외신 기자 등 140여 명이 가입한 곳으로 청와대 브리핑과 공지, 취재 관련 문답 등이 오가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실은 VOA측에 "외신 기자 등록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기자가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VOA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VOA 한국어 서비스는 한국어로 기사를 내기 때문에 우리가 소관하는 매체가 아니다. (카톡 방에서) 나가야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인 VOA 기자 3명 중 한국계 기자 한 명을 지목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관계자가 "(해당 기자가) 외신 기자 등록 운영 규칙상 지원 대상인 '서울에 지국을 둔 상주 특파원' 등에 속하지 않으며, '불특정 다수'가 쓰는 공용폰으로 카톡방에 가입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VOA측은 "해당 기자는 한국어 능통자로서 라디오·인터넷 뉴스를 취재·보도하고 있으며, 잦은 순환근무 특성상 여러 명이 사용한 것처럼 보일 뿐 1대의 정당한 '업무용 휴대폰'을 사용 중"이라고 항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퇴출의 표면적인 이유는 ‘외신기자 등록 운영 규칙’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최근 VOA의 보도에 불만을 느낀 청와대가 '보복성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가장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조선일보 종편 계열인 TV조선이 14일 저녁 뉴스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VOA 한국어서비스 기자는 "북한산 석탄 문제 등을 취재했을 때 한국 정부기관이나 청와대가 굉장히 프레셔(압박)을 주는 스탠스를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VOA측이 북한 석탄 반입 정황, 판문점선언 오역 논란 보도 등이 배경이 아닌가 의심하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또한 TV조선은 VOA 퇴출 원인에 대해 “한국어로 기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외신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면서도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나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도 한국어 서비스를 하지만 청와대는 이들에게는 퇴출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VOA는 북한산 석탄의 한국내 밀반입 뉴스를 특종 보도한 뒤 관련 뉴스를 집중적으로 잇달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또 지난 12일에는 청와대가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판문점선언의 영문본과 최근 남북한이 유엔에 공동으로 제출한 판문점선언의 영문본 내용이 다르다는 내용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북한 인권 등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 대해 한국 정부가 부담을 느낄 기사를 잇달아 보도했다.

미 워싱턴DC에 있는 VOA 본사는 이날 청와대의 이의 제기를 보고받고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단체 카톡방에서 나가라고 했던 기자는 미 본토를 오가며 3개월 단위 순환근무 중인 취재기자다. 청와대는 영어 뉴스를 담당하는 미국인 기자와, 영상 취재를 주로 담당하는 한국계 기자는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한다. VOA 측에선 "(청와대가 문제 삼은) 취재기자의 전임자가 '석탄 의혹'을 활발히 보도한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특정 보도나 특정 기자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측에 "외신 기자 등록과 관련한 내규에 따라 서울 지국에 상주하지 않거나 아·태 지역에 소속돼 서울에서 활동하지 않는 경우 의무 지원 대상은 아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기자 교체 주기가 잦은 경우에는 제대로 된 등록·지원이 어렵다"며 "그 경우 청와대 정보가 오가는 단톡방에 상주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VOA 측은 "(해당 기자는) 작년에 '3개월 순환근무' 등 조건을 청와대에 설명하고 카톡방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는 VOA가 '외신'에 해당한다고 보고 국내 언론 대응을 하는 춘추관이 아닌 해외언론비서관실에 등록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신 기자는 "국회 출입 경력 등을 요구하는 현행 제도로는 해당 기자는 ('국내 기자'로서) 춘추관 등록조차 거부당할 수 있다"고 했다.

신지연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은 15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단체 카톡방 운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VOA 기자를 포함해 VOA 소속 기자 2명은 현재 외신 단톡방에 변함없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신 비서관은 "심지어 (VOA가 문제를 제기한 14일) 신임 VOA 지국장을 단체 카톡방에 새로 초대하기도 했다"며 "개별 기자의 폰(계정)이 아니라 사내에서 다수가 사용하는 공용폰이 등록된 사실을 알고 (나가 달라는) 입장을 해당 기자에게 통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용폰은 원칙적으로 단톡방 가입이 안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VOA의 경우처럼 공용 계정을 단톡방에 들이게 될 경우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닌 사람이 단톡방에서 오가는 민감한 외교·안보 정보에 접촉하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VOA는 1942년부터 77년째 한국어 방송 중이며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해 48개 언어로 전 세계 2억3000여 만명에게 국제 정세와 미국의 정책 등을 전하고 있다. VOA 직원 대부분은 미 연방 공무원이다. 미 의회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지만 편집권의 독립을 표방하고 있다. VOA는 미 정부측 지원을 받는 언론매체인만큼 이번 청와대의 조치는 한미 정부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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