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군사실무회담서 GP 10여개 시범철수, JSA 자유왕래 등에 합의
서해 평화수역 조성엔 견해차...남북정상회담서 담판 가능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과 북측 수석대표인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가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국방부).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과 북측 수석대표인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가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국방부).

남북은 13~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군사실무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와 DMZ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에 대해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평화수역 조성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그동안 남북장성급 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의 세부적 방법을 협의했다”며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 주로 예정된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사 분야 합의서가 체결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 양측은 전날 오전부터 이날 새벽까지 17시간 회담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과 관련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는 지난 7월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논의했던 GP 시범철수와 DMZ 공동유해 발굴, JSA 비무장화 등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이 각각 10여개의 GP를 시범 철수해 문제점을 확인한 뒤 DMZ 내 모든 GP철수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했다. 남북은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동수(同數) 철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DMZ 공동유해발굴은 남측 철원·김화, 북측 평강을 잇는 이른바 ‘철의 삼각지’ 지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철의 삼각지는 백마고지 전투 등이 있었던 6.25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남북은 또 JSA에서 경계병력이 권총 등으로 무장하지 않고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전처럼 자유로운 왕래를 하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SA 내 자유왕래를 위해서는 JSA 관할권을 가진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서해 NLL 평화수역 문제에서 여전히 견해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어로 등이 가능한 평화 수역 조성의 준비단계로 기준선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NLL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했지만 북측이 “NLL은 해상경계선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주장한 ‘서해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준선을 정하는 것이 간단치 않다”고 했다.

4.27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는 다음 주 남북 정상 간 담판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은 서해 NLL 일대 평화 수역 조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그해 11월 국방장관회담과 12월 장성급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10여 년간 남북은 NLL문제를 놓고 이견이 맞섰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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