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야 對정부질문 한국당 초선 윤한홍, 재선 정용기 공방戰 주목받아
"文정부 뿌리깊은 내로남불·특권의식 드러나" "조작정권 심판받게 돼있다" 일갈
"언론이 반대파 숙청 혈안, '땡문뉴스'로 아부, 죽은권력 한없이 부관참시" 성토도
"李총리 집값 8.2 부동산대책 1년간 5억5천만원 올라 축하" "비아냥 말라" 공방
靑임종석 방북 거절한 국회에 '꽃할배처럼…' 발언은 李총리도 "부적절" 동의

(왼쪽부터)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 이낙연 국무총리,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국회방송 캡처)
(왼쪽부터)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 이낙연 국무총리,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국회방송 캡처, 정용기 의원실 제공)

자유한국당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정기국회 대(對)정부질문 첫날 문재인 정권에 보기 드문 야성(野性)을 드러냈다. 정권 핵심부에 대한 호남 편중인사, 고위공직자들 집값만 혜택보는 실패한 부동산 정책, 대규모 댓글 여론조작으로 집권에 도움받았다는 '현 정권의 치부'를 잇따라 질타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한국당 의원(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초선)은 13일 정치분야 대(對)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총리를 비롯해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박상기 법무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 이은항 국세청차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이 호남출신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의원은 특히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호남공화국'"이라며 "사상 유례가 없는 편향 인사, 적폐 인사를 시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낙연 총리는 "일부러 기획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며 "지난 10년간 종합적인 인사를 감안해야 한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강남 집값 잡겠다'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반(反)시장적 부동산 대책에 관해서도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8·2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1년여 동안 이낙연 총리 5억5000만원, 장하성 정책실장의 집값은 4억5000만원이 올랐다"며 "강남 집값 잡겠다더니,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문재인 정부 고위직은 앉은 자리에서 '억' 소리나게 재산을 불리셨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이어 "말로는 서민, 공정, 정의를 얘기하면서 지위와 특권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뿌리깊은 '내로남불' 정서와 '특권 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보는데, 국민께 사죄할 용의는 없느냐"고 추궁했다. 

나아가 윤 의원이 이 총리에게 직접 "(집값이) 이번에 수억 올랐겠다"고 힐난하자, 이 총리는 "잘 모르겠다"면서 "전용면적 25.7평짜리"라고 빠져나갔다. 윤 의원이 "축하드린다"고 재차 비꼬자 이 총리는 "그렇게 비아냥거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반발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사진=국회방송 캡처)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사진=국회방송 캡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용기 한국당 의원(대전 대덕구·재선)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를 상대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그가 마무리발언 때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 정권이 이제 통계조작도 모자라 조작된 예산을 내놓고 있다"며 "국민들이 '조작정권'이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본회의장이 술렁인 대목이 주목할 만하다.

대정부질문 이틀차부터의 일정이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내달 초로 연기돼 '마지막날' 같은 나른한 분위기에 빠져 있던 본회의장은 여야 의석에서 "내려와", "잘했어" 등의 고함이 교차하면서 소란스러워졌다.

여당 의석에서는 "조작정권이라니, 조작정권이라니", "그만하고 내려와" 등의 고함을 내지르는 의원들이 나왔다. 

반면 야당 의석에선 지지 않고 "잘했어" "시원하게 잘 말했다"고 맞받았다. 

12분으로 할당된 질문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정용기 의원은 "아르헨티나와 그리스는 재정파탄을 통계왜곡으로 포장하다 크나큰 댓가를 치렀다"며 "조작정권은 필연적으로 심판받게 돼 있다"고 못박았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정용기 의원실 제공)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정용기 의원실 제공)

정 의원은 앞서 대정부질문 도중에도 이 총리와 줄기차게 공방전을 이어갔다. 일각에선 '재선(再選)의 패기'가 였보였다는 평가를 제기한다.

정 의원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의장단과 야당 대표들이) 방북을 안하겠다니 (거듭 방북을 요구하면서) '꽃할배'를 운운했는데 참으로 오만방자하다"며 "이러니 시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허수아비고, 임종석 실장이 실권자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질의는 입법부 요인들을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사실상 대통령 수행단으로 동원하겠다는 구상을 임 실장이 대통령보다 앞장서서 '초청 기자회견' 형식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참모의 사전 협의 없는 예상 밖 즉흥제안에, 1시간도 안 돼 국회의장단 차원에서 이를 거절했다. 여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조차 '입법부 수장으로서 자존심 상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는 이례적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 총리는 "'꽃할배'는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일부 동의하면서도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의 관계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의 관계"라고 애써 선을 그었다.

경제파탄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모든 책임을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으니, 시중에서 '고조선 시대에 탓을 돌리지 그러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54조원 예산으로 일자리 5000개를 만들었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에 이 총리는 "책임져야 할 시기가 오면 책임질 것"이라고 둘러대는 한편 "시중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의원은 똑같이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오히려 비아냥댔다.

이밖에 정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세 가지 작동원리인 법치주의, 의회주의, 책임정치는 입법·행정·사법부 3부와 자유언론이라는 네 기둥을 통해 작동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이 원칙을 파괴하고 사법부와 언론까지 장악해 자유민주주의 헌법가치를 부정하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특히 "언론은 제4부라 부르는데 지금 너무 황폐화돼 있다. 특히 공영방송은 '혁명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반대파를 숙청하는데 혈안이 됐다"며 "'땡문뉴스(문재인 대통령을 지지·옹호하는 보도만 시시각각 내보내는 뉴스)'와 극도의 편파방송으로 공영방송 메인뉴스 시청률은 1%대(MBC 뉴스데스크 지칭)이고 다른 공영방송도 한 자릿수 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왜 공영방송을 외면하겠나. 언론은 살아있는 권력을 비판해야지 '땡문뉴스'로 아부하면서 죽은 권력에 한없이 부관참시하고 계속 칼을 들이대면 언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이 총리는 "개별 회사의 시청률 제고 문제는 개별 회사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개선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좌파정권에 의해 법치주의가 파괴되고, 의회주의가 부정되며, 책임정치는 실종됐다"며 "문재인 정권이 이제부터라도 대한민국을 제대로 돌려놓지 않는다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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