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의 거짓 선동'...한국이 재난적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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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9.14 15:19:24
  • 최종수정 2018.09.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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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 시장소득 기준, 한국의 지니계수는 0.344로 아일랜드 다음으로 평등
2017년 기준으로는 한국·프랑스·독일의 지니계수 0.27로 동일
소득 5분위 배율로 본다면, 文정부 집권 2년차인 2018년이 최악
장 실장의 '임금소득배분율 감소'가 위기라는 해석은 잘못된 진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대기업의 낙수효과 없다", "가계 소득이 정체 또는 감소하여 소비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금소득배분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과거 보수정권의 친기업 정책이 재난적 양극화를 불러 왔다"

이같은 주장은 과연 맞는 것일까?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른 '거짓 선동'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교수는 장 실장이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인식해, 한국 경제에 대한 진짜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태 교수는 11일 펜앤드마이크에서 촬영한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장하성의 계속되는 거짓 선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장 실장의 주장은 '거짓 선동'이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관련된 통계 자료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가장 먼저 '재난적 양극화'라고 진단한 장 실장에 대한 이 교수의 반박이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한국의 시장소득 격차는 아일랜드 다음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장소득은 세금과 이전소득을 매기기 전 소득을 말한다. 한국의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44로 3위인 아이슬란드(0.382), 4위 스위스(0.409), 5위 노르웨이(0.410), 6위 덴마크(0.416) 보다 낮다. 지니계수는 인구분포와 소득분포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수치로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가처분 소득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21위에 위치하고 있다. 가처분 소득은 세금과 이전소득이 반영된 후의 소득으로, 실제 처분이 가능한 소득을 말한다. 이 기준으로 한국의 지니계수는 0.315이며 1위 슬로베니아(0.236), 2위 덴마크(0.248), 3위 노르웨이(0.250) 등과 비교하면 높지만, 22위 스페인(0.317), 23위 캐나다(0.324), 24위 일본(0.329), 25위 뉴질랜드(0.330), 26위 호주(0.336), 27위 이탈리아(0.337), 28위 영국(0.345) 등과 비교하면 낮다.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장하성의 계속되는 거짓 선동 1편' 캡처 화면

한국 사회에서 소득이 얼마나 불평등한지 알 수 있는 지니계수를 놓고 본다면,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한국이 2위,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21위다. 현재 장 실장이 말하는 '재난적 양극화'란 잘못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득 불평등은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격차가 커진다. 간단히 말해 2명이 사는 사회의 격차보다 1000명이 사는 사회의 격차는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 나라의 소득격차를 파악할 땐 인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인구를 감안했을 때 한국의 소득불평등 지수(지니계수)는 매우 양호한 편이다. 2016년 기준으로 인구가 5천만 명이 넘는 나라와 비교했을시, 한국보다 지니계수가 낮은 나라는 프랑스와 독일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업데이트된 OECD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지니 계수는 한국·프랑스·독일이 0.27로 동일하다.

인구가 5181만 명인 한국보다 인구가 적은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한국보다 평등한 나라는 오스트리아(875만 명), 스위스(854만 명), 핀란드(554만 명), 노르웨이(535만 명), 덴마크(575만 명), 벨기에(1150만 명), 스웨덴(998만 명), 네덜란드(1708만 명), 아이슬란드(34만 명), 체코(1062만 명), 슬로바키아(545만 명), 슬로베니아(208만 명) 정도다.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영국(6657만 명), 이탈리아(5929만 명), 폴란드(3810만 명), 스페인(4639만 명) 등은 한국보다 불평등하다. 인구가 1억2718만으로 한국 인구의 두 배가 넘는 옆나라 일본과 미국(3억2676만 명)은 한국보다 불평등한 국가로 나타난다.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장하성의 계속되는 거짓 선동 1편' 캡처 화면

장하성 실장의 "과거 보수정권의 친기업 정책이 재난적 양극화를 불러 왔다"는 주장의 근거는 대표적으로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소득 5분위 배율' 등 어떤 지표를 보아도 알 수 없다.

한국의 지니계수 추이를 보면 1990년대부터 2008년 까지 지니계수는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후 지니계수는 악화됐지만, 2015년 이후 개선되기 시작했다. 개인근로소득 기준으로 상위 10%의 근로소득 비중(9분위 소득 비중)은 2014년 40.12%, 2015년 38.01%, 2016년 38.09%, 2017년 37.67%로 줄었으며, 하위 10%의 근로소득 비중(1분위 소득 비중)은 2014년 0.18%, 2015년 0.26%, 2016년 0.27%, 2017년 0.28%로 올랐다.

최근 통계청이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발표한 '소득 5분위 배율'로 본다면 2003년(5.28)부터 2009년(5.93) 까지 분배율은 점차 악화됐다. 이후 2010년부터 2015년 까지 개선 추세를 보이다 탄핵 국면으로 접어든 2016년부터 소득 5분위 배율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지 2년 차에 접어든 시점인 2018년 1분기엔 5.95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2분기는 5.23으로 2008년 2분기를 제외한다면 1분기 역대 최악의 분배율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다. 

'소득 5분위 배율'은 5분위계층(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1분위계층(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가장 소득이 높은 20%가 가장 소득이 낮은 20%의 몇 배인가를 파악할 수있는 지표다.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의 불균등 정도는 커지게 된다. '지니계수'와 '소득 5분위 배율'의 차이점은 '지니계수'는 모든 계층의 소득을 고려하는데 비해,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와 1분위의 소득만을 이용해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장하성의 계속되는 거짓 선동 1편' 캡처 화면

장하성 실장이 "임금소득배분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한 점 또한 잘못된 진단이다. 지니계수가 높고 임금소득배분률이 낮을수록 호주, 독일 등 살기 좋은 나라에 가까워지며, 지니계수가 낮고 임금소득배분률이 높을수록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가까워진다. 장하성 실장의 말대로 임금소득배분율을 높여 평등한 국가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로 향하겠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이병태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이익을 창출하면 본사 이익은 늘어나지만, 실질적인 임금은 로컬에서 나가게되기 때문에 임금소득배분율은 당연히 낮아진다"며 수출이 많고 잘사는 국가일수록 임금소득배분율이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덧붙여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임금소득배분율은 줄어들기 때문에 G20 같은 국가들의 임금소득배분율은 당연히 모두 낮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10년부터 높아지는 추세다. 2010년 59.4였던 노동소득분배율은 꾸준히 상승하다 2017년 63.0까지 올랐다. 장 실장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은 2010년부터 노동소득분배율이 개선되는 추세로 좋아지고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악화되고 있다는 장 실장의 주장은 틀렸을 뿐더러, 이같은 추세는 바람직하지도 않은 현상이다.

이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2010년부터 여러 거시경제지표가 위험신호를 주고 있다. 노동소득분배율도 그 중 하나다. 노동소득분배율이 높아진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조선업이 구조조정 되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늘어나니 노동소득이 늘어났고, 기업이 가져가는 이익은 하락해 노동소득분배율이 늘어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노동소득분배율이 높아지는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적 위기로 가고 있다는 징후인데, 장하성 실장이 2010년 전까지 노동소득분배율이 줄어든 것을 두고 큰일이라고 하는 것은 정반대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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