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인 이사, 사내 소문도는 'MBC 인원 100여명 감축설' 진위여부 묻자
조능희 MBC본부장, “새로운 기회 주는 것도 방법이란 소리있어” 궤변
非좌파 노동조합 “노조의 탈을 쓰고...더이상 인권과 민주주의 논하지 말라”
"영업적자의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언제까지 남탓할것인가"
"명예퇴직 계획...자신들의 책임덮고 비판세력 숙청위해 악용될경우 끝까지 저항”
김도인 이사, 現MBC경영진에 “반성보다는 남탓만 하는 것 같다” 일침
“전보다 뭔가 나아진 것을 보여주면 이해하겠는데...답답하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과 시청률, 부당징계 건 조목조목 지적
"매출이 작년 상반기보다 210억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535억원 적자"
"前사장 해임논의 당시 '경영실적만으로도 함량미달'이랬는데 제 소감도 그렇다"

MBC가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소위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 아래 14명을 해고한 데 이어 MBC 안에서 소문으로 돌던 '인원 감축설' 또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난 7일과 10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열린 ‘MBC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최승호 MBC사장은 업무보고 모두 발언을 통해 이른바 '청산과 재건'을 거듭 강조했다.

김도인 방문진 이사(전 MBC편성제작본부장)는 지난 7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9월이나 10월경 100여명 정도를 권고사직 등으로 솎아낼 것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돌면서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며 '대규모 인원 감축설'의 진위여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한쪽에서는 불안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한쪽에서는 당연히 조직으로서 이 방만경영을 언제까지 끌고가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청자분들에게 보답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을까”라며 방만경영을 끝내기 위해서는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논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어 “(명예퇴직 권고 등) 그 분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답했다.
 

(왼쪽)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사진=연합뉴스 2015.7.16) / (오른쪽) 최승호 MBC 사장(사진=연합뉴스 2018.9.5) 

그러나 이같은 발언에 실망과 분노어린 반응도 적지 않다. 노동자의 권익을 추구한다는 명분을 강조해온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냐는 것이다.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한 MBC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소문도 들리는 등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또한 MBC경영진이 현재 MBC의 적자 상황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회사가 이렇게 돌아가는데 걱정 하나 없이, 핑계만 대고 있다"며 "취임한지 9개월째인데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 남 탓만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비(非)좌파 성향의 MBC노동조합은 10일 성명을 통해 “노조의 탈을 쓰고도 근로자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구조조정 군불떼기로 경영진 보위에 나선 세력에게도 엄중히 경고한다”며 “집안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질식시키는데 앞장서면서 더 이상 인권과 민주주의을 논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또한 MBC노조는 “소문으로 떠도는 MBC경영진의 계획이 사실이라면 연 1천 7백억 원으로 추정되는 영업적자의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과거 적폐를 청산한다며 조사와 박해의 경계가 불분명한 공포를 조성해 조직문화를 질식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정권의 나팔수라는 비아냥을 받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조성한 현 경영진은 언제까지 남탓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이 추진하는 희망퇴직 혹은 명예퇴직 계획이 자신들의 책임을 덮고 사내 비판세력을 숙청하기 위해 악용될 기미가 보일 경우 우리 노조는 현 경영진에 반대하는 내외부 모든 세력과 연대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경영진측은 업무보고에서 ‘적자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청산과 재건 과정을 거쳐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문진 여권 성향 이사들과 MBC 경영진 사이에는 앞으로도 신속하고 정확한 과거 청산을 통해야만 새로운 MBC로 거듭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투명‧정확‧신속한 ‘청산’을 강조했다.

친여(親與) 성향으로 불리는 신인수 방문진 이사는 "최승호 사장의 청산과 재건, 저는 제대로 청산해야 제대로 재건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제대로 된 청산을 통해 재건을 하고, 재건을 통해 청산을 하는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 경영진의 운영방향을 두둔하며 신속한 '청산'을 주문한 것이다다. 신 이사는 언노련 MBC 노조가 제기해 온 각종 소송사건을 맡아온 민변 변호사이다. 여권 성향의 유기철 이사 또한 “적폐청산 작업 자체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오인돼서 또다른 공격의 빌미 줄수 있으니 뭐든 적폐가 나오면 신속 정확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데드라인은 연말까지인 것 같다”고 이른바 적폐 청산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대해 야당 추천 김도인 이사는 현 MBC경영진의 운영 기조에 대해 “부진한 성과를 거둔데 대한 반성보다는 남 탓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보다 뭔가 나아지는 것을 보여주면서 과거 경영진이 워낙 망쳐놓았기 때문에 회복이 더디다고 하면 이해하겠는데, 매출, 영업이익, 시청률 특히 메인 뉴스 시청률에 있어서 과거보다 많이 퇴보했는데도 그러니,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김도인 이사

이어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과 시청률, 부당징계 건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이사는 “매출이 작년 상반기보다 210억이나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27억 흑자에서 535억원 적자로 곤두박질했다”며 “8월까지의 영업수지 추계에 대해 대답하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볼 때 올해 1,500억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장겸 사장 해임 논의 당시에 방문진의 어떤 이사분이 ‘경영실적만으로도 함량미달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제 소감도 그렇다. 비상경영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과거 주저없이 경영진을 질타하던 모습을 상기시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7년 상반기 대비 시청률 하락폭이 케이블, 종편 포함해서 두 번째로 컸다는 것이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라며 “사람들이 왜 MBC 뉴스를 보지 않고, 왜 신뢰하지 않는지 시청자센터에 들어오는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또한 “최승호 사장은 언론노조원들만의 사장이 아니”라며 부당징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공정하고 균형성있는 방송사 운영을 주문했다.

그는 "언론노조와 회사가 공동으로 구성한 ‘정상화위원회’는 편향된 ‘진보’적 시각에 따라 과거 방송내용을 재단하면서, 마치 완장을 찬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 이후 경력직으로 입사한 기자들이 모두 적폐인 것처럼 몰아가는가 하면, 올 가을에는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대기발령을 낸 다음,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소문을 퍼뜨려서, 작년 파업 불참자들을 제풀에 지치게 하려는 공포경영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쟁사인 SBS에 비해 일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도 2012년 이후 경력직으로 입사한 기자들을 모두 적폐로 내모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김 이사는 "MBC 경영진이 초보경영, 부실경영으로 인해 생긴 영업적자를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고, 보기 싫은 사원들을 쫓아내는 핑계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