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본(民本)경제' 출간..."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해답은 신뢰"
"각 분야의 근본적인 제도개혁 필요...노·사·정 간의 신뢰 회복은 필수"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전 연세대 총장)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경제학자 중 한 명인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현 삼성언론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과 관련해 "현실을 설명해내지 못하는 이론이라면 이론을 수정해야 마땅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전 총장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적 기조에 대해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정부의 예산을 통해서 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라는 것만 바로잡으면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저술한 저서 '민본(民本)경제(도서출판 나남)' 출간과 관련해 1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신영기금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진단, 문제는 '국민들의 삶'이라며 '따뜻한 마음,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학회 회장과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지냈던 정 전 총장은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이 언급했듯이 경제이론과 경제현실은 서로 부합해야만 한다. 우린 여러 거시경제지표에 주로 의존해 국민경제를 분석하고 있지만, 실제 살림살이는 소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육·노동·금융 등 전반적인 분야의 '개혁'을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IMF사태의 원인도 그랬듯이 역사적으로 우린 자율적인 개혁에 실패해왔다"며 "안창호 선생이 말했듯 민족적 대각성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구조개혁, 공공부문개혁, 금융개혁 등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정도(正道)이며, 성경, 논어, 명심보감, 미국의 건국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듯이 기본이 중요하다(Back to basics)"고 말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분야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 대해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은 기본적으로 '신뢰'라는 기반 위에서 노·사·정이 협력했기에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저신뢰' 문제 극복 방안으로 "교육, 기본을 공고히 해야 한다"며 이는 신진국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치·경제 분야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총장은 통계청장이 경질된 사태와 관련해서 "만약 통계청에 대한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면 그것은 매우 큰 일"이라며 "정부 당국자가 얘길 할 땐 항상 진실만을 얘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예산 집행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프랑스에선 국방부 장관이 8억 달러를 허투로 썼다고 해임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단위의 돈을 가치없이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중앙집권적이 아닌 시장기구에서 자율적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본(民本)경제'를 출간한 이유에 대해서 "주요 경제 문제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경제생활 또는 살림살이에 대해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고 말하면서 "어떤 이념이나 도그마(dogma)를 경계하고 실용주의적인 입장에서 서술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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