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과잉진압에 반대한 집회 참석했던 시민은 119에 실려가
인천 동구청, 지난 4일 동성애 행사 '불허'했는데 주최측은 경찰 신고 후 행사 강행
경찰, 불법 집회 반대하는 시민 7명 입건...동성애 행사장에 등장한 '소련 깃발'...경악

퀴어 행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되는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탁동일 목사 [인터넷 캡처]
퀴어 행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되는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탁동일 목사 [인터넷 캡처]

지난 8일 인천 중구 동인천역 광장 보수 개신교 단체의 육탄 저지로 무산된 동성애 행사에서 반대 주장을 펼치던 인천의 한 목사가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돼 파장이 일고 있다. 

동성애자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행사를 밀어붙였지만 1,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저지에 나서 예정된 일정들이 모두 무산됐다.

앞서 인천 동구청은 지난 4일 안전요원과 주차장 미확보로 행사 개최를 불허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집회를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를 들어 행사를 강행하려 했다.

이날 축제에는 동성애 지지단체와 좌파 시민단체 관계자, 녹색당 등 300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애초 주최 측인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행사 참가자는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자발적으로 모여든 인천 동성애 반대 시민들 [연합뉴스 제공]
 인천 동성애 반대 시민들 [연합뉴스 제공]

여기에 아침 일찍부터 보수 개신교단체와 자발적으로 모인 인천시민들 1,000여명이 퀴어행사 반대 집회를 개시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7개 중대 84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는 탁동일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목사(43)가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됐으며, 다수 반대집회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탁 목사는 “동인천역 북광장 무대에서 목회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었는데 경찰이 갑자기 몰아내고 있었다”면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왜 통제하느냐’고 항의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수갑을 채우더니 인천 중부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게 욕설을 하거나 물리적 저항을 한 것도 아닌데 3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면서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동성애를 반대하면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하는 나라가 됐느냐”고 개탄했다.

탁 목사의 ‘수갑 연행’사진이 SNS에 퍼지며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비판도 줄을 이었다.

인터넷에선 “경찰은 중립을 지키고 무고한 시민을 수갑 채워 잡아가지 말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또 경찰이 흉악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동성애를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의 인권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이에대해 “동성애자들이 광장사용 허가는 못받았지만 집회신고는 했다”면서 “그런데 탁 목사가 광장에 난입했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저항하길래 수갑을 채웠다”고 해명했다.

경찰 과잉진압에 의식을 잃은 동성애 반대측 시민 [인터넷 캡처]
경찰 과잉진압에 의식을 잃은 동성애 반대측 시민 [인터넷 캡처]

경찰 과잉진압에 의식을 잃고 반대 측 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119에 실려가기도 했다. 

중부경찰서는 동구청의 허가를 받지도 않은 소위 ‘퀴어 축제’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반대시민 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동성애 행사장에 등장한 소련 깃발 [인터넷 갈무리]
동성애 행사장에 등장한 소련 깃발 [인터넷 갈무리]

이번 퀴어행사에선 구(舊) 소련기가 등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동성애자들은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과 함께 녹색당, 정의당, 민노당, 소련기를 들고 나왔다.

동성애자들과 반대시민들의 대치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이어졌으나 퀴어 행사측이 해산하며 마무리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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