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내 저항세력' NYT 익명 칼럼…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회 돌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익명의 인물?…실제 존재한다면 국가안보 위해 공개하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NYT, 트럼프 행정부 기반 흔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진출저-NYT]
[사진출저-NYT]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 저항세력의 일원이다'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칼럼이 게시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 균열이 있다는 주장이 담긴 NYT 칼럼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NYT의 칼럼이 게재된 지 24시간 만에 조회수가 1000만 회를 넘어섰다고 NYT 대변인을 인용해 전하며 이 칼럼은 올해 NYT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 NYT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공격하는 칼럼을 익명으로 게재했다. 의견과 주장이 담긴 칼럼의 특성상 익명으로 게재하는 일은 NYT 역사상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과 불안정성 때문에 정부의 정책 결정이 순조롭지 않고, 정권 출범 초기에는 내각 안에서 대통령의 직무불능 판정과 승계절차를 다루는 수정헌법 25조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과 대통령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시절부터 노골적으로 힐러리 편을 들었던 NYT와 CNN에 대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이라고 평가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익명으로 칼럼을 게재한 것에 대해 NYT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배짱도 없는 익명의 인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NYT는 국가 안보를 위해 즉시 그를 넘겨라"고 말했다. 이에 NYT는 "기고자의 요청도 있었지만 그가 알려진 인물이라 실명이 나갈 경우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감안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신원 미상의 인물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내 균열에 대해 NYT와 CN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이슈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부터 행정부 내부 주요 인사들에게 계속 NYT 칼럼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고위 관료들의 기자들의 질문에 NYT에 칼럼을 보낸 적 없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재러드 아젠은 트위터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칼럼에는 이름을 밝힌다"며 "(익명 칼럼을 실은) 뉴욕타임스와 거짓되고 비논리적이며 배짱 없는 칼럼을 쓴 기고자는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아젠은 "부통령실은 그런 아마추어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를 끊임없이 공격해온 NYT가 그런 글을 실었다는 건은 놀랍지 않지만, 설령 진짜 현직 고위 관리가 그 글을 썼다 하더라도 NYT는 그런 불만투성이에 기만적인 파렴치한의 글을 싣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NYT가 트럼프 행정부의 기반을 흔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벤 카슨 주택도시장관, 릭 페리 에너지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최측근 인사들에게도 NYT 칼럼에 대해 문의하고 있고 질문을 받은 당사자들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언론들은 실제 NYT 칼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백악관이 NYT 칼럼을 작성자 물색에 나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NYT의 익명 칼럼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의 갈등설을 주장한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 출간과 시기상으로 맞물렸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출신 원로기자 밥 우드워드가 쓴 이 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책은 사기다. 다 지어낸 것이다. 저자는 나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비하하기 위해 갖은 수를 쓰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WP는 NYT 다음으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언론사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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