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이사 추천에 천영식 이사 "국민이 외면하고 있는 현 KBS에 책임"
황우섭 이사 "김상근 이사, 양승동 사장 임명에 대한 책임"
김상근 이사에 대한 과거 행적 지적하자 이사회 비공개로 전환
MBC 방문진 첫 정기회의에서 김도인·최기화 이사, 최승호 사장의 경영 문제 비판

KBS를 관리·감독하는 KBS 이사회는 7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국방송공사 이사장 선출안을 의결했다. 지난 5일 대통령의 재가로 새로 구성된 이사진의 첫 회의다.

이사회에는 직전 KBS 이사장인 김상근 이사를 비롯해 강형철, 김영근, 김경달, 박옥희. 문건영 등 조용환 이사를 제외한 6명의 여권(與圈) 추천 이사와 황우섭, 천영식, 서재석, 김태일 등 4명의 야권(野圈) 추천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의장 대행으로 강영철 이사가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방송공사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김상근 전 이사장의 연임 찬반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이사들 호선으로 결정되나, 연장자를 우대하는 관행으로 이어져왔다.

지난달 31일 KBS이사 임기 만료와 동시에 이사장 임기를 마친 김상근 전 KBS 이사장은 지난해 강규형 전 KBS 이사의 해임으로 KBS보궐이사로 선임됐다.

김상근 이사는 2010년 7월 당시 6·15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표를 맡으며 당시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실을 부정하는 대미(對美)선전전을 벌인 바 있다.

또한 2014년에 이른바 내란음모정치공작 공안탄압규탄대책위 상임대표로 활동하며 이석기 의원 석방에 앞장섰다. 통진당 해산 당시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서 “민주주의 기본 바탕을 지키고 바로 세우자는 입장에서 국가 권력이 정당을 해체하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영근 이사의 김상근 이사 추천으로 시작된 회의는 김상근 이사가 이사장으로서 적절한가에 대한 판단 여부로 흘러갔다.

천영식 이사는 김상근 이사 추천에 대해 “이사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현재 시청률이 떨어지고 국민이 외면하고 있는 위기의 KBS에 대해 (김상근 이사는) 직전 이사장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천 이사는 강영철 이사의 “다른 후보가 있냐”는 질문에는 “만장일치로 김상근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경달 이사와 박옥희 이사는 “이사장 후보의 호불호, 장단점을 논의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황우섭 이사와 김태일 이사는 “투표 전 이사장 후보에 대한 평가와 정보의 대한 교환이 필요하다”며 “쟁점이 있다면 토론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황 이사는 이어 ”(김상근 이사가)선출되서는 안된다“며 ”어차피 회의에서 가결 될 것이고 다수의 의견으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폭력적인 성격으로 이런 투표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상근 이사는 양승동 사장 임명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양 사장이 방송의 공성정을 훼손하고 과거의 행위를 트집 잡아 진미위를 통해 말도 안되는 일을 하고 있어 (KBS가) 갈수록 국민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단순히 연장자로 선임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결격 사유 많다고 생각한다. 과거부터 지난친 이념적 행보 정치적 행보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황 이사가 김상근 이사에 대한 과거 행적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자 강영철 이사는 회의 비공개 전환을 요구했고 다수의 동의를 받아 이사회는 정회 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 천영식 이사는 “김상근 이사가 정권이 교체이 된 후 공영방송의 사장을 해임하는데 앞장 선 것은 스스로 언론의 자유와 공영방송의 독립을 걷어찬 행위이자 권력에 언론과 공영행위를 받친 부역행위”라며 김 이사의 이사장 선출을 반대했다. 또한 천 이사는 “당시 김상근 이사장이 통과시킨 진실과미래위원회는 회사의 근간인 인사제도를 훼손하고 있고 인사규정의 개정을 승인하고 감시해야하는 이사회의 책임을 방치한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상근 이사의 이사장 추천에 대해 충분한 토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강영철 이사의 표결 강행으로 황우섭, 천영식, 서재석 이사가 투표를 포기하고 회의장을 나섰다.

KBS 이사장으로는 후보 추천을 받은 김상근 이사가 선출됐다.

이에 대해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등 3명은 “김상근 이사를 KBS 이사장으로 선출,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김 이사는 국민의 방송 KBS를 권력의 홍보방송으로 변질시킨 양승동 사장 탄생에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충분한 토의를 가로막으며 김상근 이사장 선출을 강행한 비민주적인 이사회 회의 진행 방식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런 방식이라면 KBS 이사회 회의가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상근 이사장은 청와대와 언론노조 의중만 따르는 꼭두각시 이사장이 될 뿐”이라며 “김상근 이사장은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스스로 이사장직을 사퇴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방송문화진흥회는 최승호 사장, 변창립 부사장,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 정형일 보도본부장 등으로부터 MBC의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사장 선출 후 첫 정기회의다.

여권 성향 이사들과 MBC 경영진 사이에는 과거 청산을 통해야만 새로운 MBC로 거듭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향후 이른바 '적폐청산' 가속화와 적지 않은 규모의 인력 감축이 이루어질 수 있어보인다.

변창립 부사장은 총괄보고를 할 때 "기대가 많이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콘텐츠 겨여쟁력 제고에 힘써서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도인 이사는 ‘이메일 불법사찰 논란’을 언급과 동시에 “10월에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등 (MBC 내부에서) 대대적 ‘솎아내기’가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파업 불참자를 대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지적했다. 최기화 이사는 예산과 영업실적 등 경영부문에 대한 질문을 하며 최승호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잘못을 문제 삼았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하 성명서 전문-

[KBS 소수 이사 성명]김상근 이사를 KBS 이사장으로 선출,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이사회에서 여권 추천 이사들은 폭력적인 다수의 힘을 앞세워 소수 이사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김상근 이사를 KBS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우리는 김상근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김 이사는 국민의 방송 KBS를 권력의 홍보방송으로 변질시킨 양승동 사장 탄생에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다.

김 이사가 비호하는 양승동 사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기는커녕 미화하고 선전하면서 KBS의 공정성을 훼손했다. 또 건전한 내부 비판자인 일부 노조를 겨냥해 과거 보도를 트집 잡아 불법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 덕분에 KBS 메인 뉴스인 <뉴스9> 시청률은 불과 1년 전보다 7~8% 이상 폭락하는 등 갈수록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상근 이사는 KBS 이사회 이사장으로서 이러한 KBS 추락을 막기는커녕 양승동 사장의 막가파식 폭력적 경영 행태를 방관, 묵인함으로써 오히려 부추겼다.

KBS를 국민에게 외면받는 공영방송으로 전락시킨 김상근 이사가 단지 최고 연장자라는 이유로 KBS 이사장을 맡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뜻과 역행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다수 이사들은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지 않고 무면허자에 KBS의 운전을 맡긴 꼴이다.

우리는 김상근 이사가 누구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장으로서 결격 사유가 많다고 판단한다. 김상근 이사장은 과거부터 지나친 이념적 행보, 정치적 행보로 KBS의 공영성을 담보할 수 없다.

현실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해온 김상근 이사의 많은 경력들은 개인으로서는 몰라도 KBS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KBS 이사장으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동안 KBS이사회는 관례상 최고령자를 이사장으로 호선해왔다. 그러나 나이가 가장 많다는 것이 이사장 선출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적폐이다. 잘못된 관례는 과감히 깨야 한다.

이제 KBS 이사장은 연장자가 아니라 이사회를 공정하게 이끌어갈 사람이 맡아야 한다. 김상근 이사장이 KBS를 망친 양승동 사장 체제 탄생의 주역이라는 사실은 이사장 호선제의 폐해를 보여준다.

특히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충분한 토의를 가로막으며 김상근 이사장 선출을 강행한 비민주적인 이사회 회의 진행 방식에 분노를 느낀다. 이런 방식이라면 KBS 이사회 회의가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천명한다.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추락에 책임져야 할 김상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 김상근 이사장은 청와대와 언론노조 의중만 따르는 꼭두각시 이사장이 될 뿐이다. 김상근 이사장은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스스로 이사장직을 사퇴해줄 것을 촉구한다.

2018. 9. 7. KBS 이사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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